자산총액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11조6000억원)인 대기업집단의 채무보증액이 1년새 9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보증을 가진 태영과 에코프로가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으로 하향 지정된 반면 새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으로 지정된 한국앤컴퍼니그룹과 두나무(업비트)가 채무보증이 없었던 영향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발표한 '2025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채무보증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14일 기준 46개 상출집단의 채무보증액은 470억원으로, 전년(5695억원) 대비 5225억원(91.7%) 감소했다.
상출집단의 채무보증액은 통상 신규 지정집단의 재무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올해는 신규 지정된 한국앤컴퍼니그룹과 두나무 모두 채무보증이 없었다.
여기에 지난해 상출집단이자 채무보증 보유집단이었던 태영과 에코프로가 자산 감소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내려가면서 전체 채무보증 규모가 크게 줄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2428억원의 제한대상 채무보증을, 태영은 768억원의 제한제외대상 채무보증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또 지난해 신규 계열사 편입으로 2000억원 규모 제한대상 채무보증을 안고 있던 신세계가 이를 전액 해소한 것도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채무보증은 '제한대상 채무보증'과 '제한제외대상 채무보증'으로 구분된다.
상출집단은 채무보증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신규 지정집단 및 신규 편입된 계열사의 경우 '제한대상 채무보증'이 인정돼 2년 내 이를 해소하면 된다. 또 산업합리화, 국제경쟁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제한제외대상 채무보증'은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1998년 채무보증 금지제도를 도입한 이후 채무보증금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제도가 시장 준칙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기업들이 규제를 우회해 채무보증 수요를 충족하고 있을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내년 4월부터 대기업집단이 파생상품을 채무보증 규제 회피수단으로 악용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적용되는 탈법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이하 탈법행위 고시)를 시행한다.
기초자산의 신용위험만을 이전해 실질상 채무보증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하는 △채무증권 △신용변동(파산, 부도) △신용연계증권을 각각 기초자산으로 하는 총수익스와프(TRS), 신용부도스와프(CDS), 신용연계채권(CLN) 등 3개 유형의 파생상품이 대상이다.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서면실태조사 결과, 7월31일 기준 계열사 간 TRS 거래 규모는 1조567억원으로 전년(1조1667억원) 대비 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열사 간 TRS 거래 9건은 모두 기초자산이 주식으로, 탈법행위 고시 규율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지난해 상출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의결권 행사는 97건으로 전년(139건) 대비 42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상출집단 공익법인의 법상 예외적 허용 규정에 근거해 적법하게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상출집단의 채무보증 현황과 공익법인의 의결권 행사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며 "점검 과정에서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엄정하게 제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