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에 낮은 실업률?…"청년 구직 포기가 원인"

세종=최민경 기자
2025.11.06 12:00

경기 둔화에도 실업률이 2%대 후반으로 낮게 유지되는 현상이 '좋은 고용'의 신호만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청년층의 구직 포기 확산과 구인·구직 매칭 효율성 개선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발표한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실업률이 하락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은 2015년 2.6%에서 올해 0.8~1.0%(전망치)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실업률은 3.6%에서 2.7%(올해 1~3분기 평균)로 낮아졌다.

경기와 고용지표 간의 괴리다. KDI는 그 원인으로 △구직 포기 증가 △구인·구직 매칭 효율성 향상 등을 꼽았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의 비율로 계산되지만 조사 시점 기준 4주 내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구직을 포기한 인구가 많아질수록 실업률이 낮아지는 착시가 발생한다.

보고서는 "경기가 부진할 때 구직 전망이 악화되면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인구가 늘어나 실업률이 낮아질 수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실업→비경제활동' 전이를 통해 통계상 실업률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구는 2005년 123만명(3.2%)에서 2025년 254만명(5.6%)으로 늘었다. 특히 20대의 '쉬었음' 인구 비중은 7.2%로, 20년 전의 두 배 수준이다.

보고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근로연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의지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잠재성장률 둔화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정규직 취업 경쟁이 격화된 것이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다.

KDI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구인·구직 매칭 효율성 개선을 지목했다. 2015~2025년 사이 매칭 효율성은 약 11% 상승했는데 이는 동일한 구인·구직 규모에서도 신규 채용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모바일·AI 기반 채용 플랫폼 확산으로 정보 접근성과 매칭 기술이 향상되면서 구직자와 기업 간 연결이 원활해졌다"며 "공공·민간 직업알선기관을 통한 구직 비중도 2015년 32%에서 2025년 71%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KDI는 "실업률 하락의 68% 이상이 노동시장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결과로, 청년층의 구직 포기와 구인·구직 매칭 효율성 개선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구조적 변화가 없었을 경우 실업률은 현재보다 0.6%p(포인트) 이상 높았을 것으로 관측했다.

KDI가 추산한 결과 20대 구직 포기 확대는 실업률 하락폭(3.6%→2.7%)의 45~71%, 매칭 효율성 개선은 23~45%를 각각 설명했다.

보고서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이 심화되면 인적자원 활용도가 낮아지고 사회통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매칭 효율성 제고 노력과 함께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산업수요에 부합하는 인재 육성, 장기 비구직자의 복귀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