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 회복 국면에 진입해 내년에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9%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1.8%까지 회복할 것이란 관측이다.
IMF는 24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IMF 한국미션단이 지난 9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주요 정부부처 및 관계기관과 실시한 연례협의를 기반으로 작성한 보고서다.
IMF는 완화적인 통화·재정정책과 대통령선거 이후 개선된 소비심리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민간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예측하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제시했다.
내년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올해 편성·집행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정책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올해의 기저효과 등이 맞물려 성장률이 1.8%로 상승하고 점진적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IMF는 무역 및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심화 가능성과 AI(인공지능) 수요 둔화에 따른 반도체 부진 등과 같은 하방 위험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물가상승률의 경우 상반기 중 낮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원화 절상과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2.0%, 내년 1.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실효관세율 상승으로 올해와 내년 일시적으로 흑자가 축소되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수출 회복과 해외투자소득 증가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봤다.
특히 단기 재정확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중기 재정기조가 중립적이며 향후 5년간 재정 여력과 부채 수준이 양호하다(Central government debt remains sustainable, with substantial fiscal space)고 평가했다.
다만 세입 확충과 지출 효율화 노력을 지속함과 동시에 재정기준점(fiscal anchor)을 포함한 신뢰 가능한 중기재정체계를 강화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잠재성장률 회복 이후에는 물가상승 압력 등을 고려해 재정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IMF는 한국 경제가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와 수출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먼저 민간소비 회복을 위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고 △고령자 취업 확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직무 중심으로의 임금체계 개편 등과 같은 소득 기반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출 측면에서는 한국이 첨단제조업 분야에 높은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특정 국가·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AI 도입과 R&D(연구개발) 확대 등을 통해 첨단 제조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서비스 수출 확대, 역내 교역 강화 등 수출 기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산업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2026 경제·산업 전망'에서 올해 역대 최대치인 7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이 내년에는 '마이너스'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도 예상 수출(통관기준)은 6971억달러다. 올해 전망치(7005억달러)보다 0.5% 줄어든다. 예상 수입액도 6296억달러로 올해 전망치(6313억달러)보다 0.3% 감소한다.
13대 주력 산업의 명암이 교차한다. 반도체·ICT(정보기술)·조선·바이오헬스는 견고한 성장을 이어간다. 일반기계·가전·디스플레이는 회복세에 진입할 전망이다. 반면 자동차·섬유는 성장 정체, 철강·석유화학·정유는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는 내수는 확대되지만 수출·생산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대미국 수출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아세안·유럽연합(EU) 등으로의 수출로 다소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물량 측면에선 미국발 무역정책 불확실성 지속,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에 따른 세계교역 둔화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산업연구원은 정부의 확장적 재정기조 등으로 내수가 성장 동력으로 작용해 내년 한국 경제가 1.9%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