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집행 미미…전기차 보조금 6000억 삭감? "제고방안 검토 필요"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11.30 16:53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AIoT 국제전시회'에서 전기차 충전 로봇이 자동 충전 시연을 하고 있다. 2025.11.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내년 전기차 등 무공해차 보급사업 예산이 최대 6000억원 가량 삭감될 위기에 처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그동안 전기차 수요 부족으로 관련 예산 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현실적인 예산안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전기차 보급 확대가 필요한 만큼 예산뿐 아니라 보급률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는 기후부 소관 예산안 심의가 이뤄졌다.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전기차 보급사업 예산이었다. 기후부는 내년 무공해차 보급사업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억원(0.9%) 늘어난 2조2825억원을 편성했다. 이 중 전기차 보급사업은 1조6114억원으로 올해보다 896억원(5.89%) 증액됐다.

하지만 그동안 해당 예산의 집행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등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예산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신우 예결위 수석전문위원은 "무공해차 보급사업은 지속적인 집행 부진 및 대규모 불용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4000억원 감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전기승용차는 지자체 실집행액이 50%에 불과하므로 5930억원 감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은 2023년 화재 사건으로 인한 불안감 확대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등으로 지난 몇 년 간 수요 정체를 겪어 왔다.

기후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승용차 보조금은 20만3000대 목표 중 48.9%인 9만9463대만 집행됐고 전기승합차와 전기이륜차의 집행률은 각각 74.9%, 28.2%에 불과했다. 올해도 8월까지 집행률은 △전기승용차 44.1% △전기승합차 25.4% △전기이륜차 20.3% 정도다.

예산집행이 부진하면서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는 무공해차 보급사업 예산이 3623억원 삭감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예산은 올해 본예산 대비 증액 편성됐다.

내년 예산 역시 각 지방자치단체 수요 대비 과다 편성됐다는 지적이다. 내년 전기승용차 보조금 지급 목표대수는 20만8000대인데 이는 지자체 수요조사 결과(17만7308대)보다 약 3만대 가량 많다. 예산 92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같은 지적에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은 "2023~2024년 전기차 캐즘으로 보급이 정체됐지만 최근 전기차 보급이 다시 확대되고 있고 내년에는 100만대 체재로 도입할 가능성이 있어 지원 중단 없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예산안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증액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는 오히려 879억원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0년까지 매년 58만대 전기차 보급이 필요한데 지금 책정된 예산도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관련 예산은 예결위에서 보류한 이후 추가 검토를 거쳐 감액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내년 9309억원이 편성된 무공해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도 3000억원 삭감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만 이 차관은 "전기차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 전기차 보급 사업과 충전소 보급 사업은 같이 가야 한다"며 정부안 유지를 주장했다. 충전사업 역시 보류 결정됐다.

전기차 확대가 필요한 만큼 예산 집행률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결위는 예산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이유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여 실질적인 NDC 달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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