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경제가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성장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완충된 둔화, 비대칭의 시대'가 내년 세계경제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일 서울 노보텔 엠배서더 강남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2026년 세계경제 전망: 완충된 둔화, 비대칭의 시대'라는 주제로 KIEP-IMF 공동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시욱 KIEP 원장은 "2025년 세계경제는 관세 장벽 강화와 지정학적 갈등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줬다"며 "특히 공급망의 전략적 개편, 수출시장 다변화, AI(인공지능) 등 기술 투자 붐이 경제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기제로 작용해 급격한 경기 침체를 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국가와 산업 부문별로 회복 속도가 다른 비대칭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 2026년에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교한 정책 공조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윤상하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와 동일한 3.0%로 전망했다. 내년 세계경제를 관통할 키워드로는 '완충된 둔화, 비대칭의 시대'를 제시했다.
윤 실장은 "각국이 공급망 재배치와 마진 흡수 등을 통해 무역 충격을 방어하고 있다"며 "향후 주요 리스크 요인은 △신(新) 관세·무역 질서의 급변 △재정 여력 약화에 따른 위기 대응능력 저하 △AI 등에 대한 기술 투자 쏠림 △금융시장 혼란 및 투자 위축"이라고 말했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카이 안도 IMF 아시아·태평양국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지역 성장률이 올해 4.5%에서 내년 4.1%로 완만하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의 경우에는 올해 0.9%에서 내년 1.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안도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경제는 수출 호조와 기술 경기 상승, 정책 완화에 힘입어 견조한 모습을 보였으나 향후 무역 긴장 심화, 사회적 긴장 고조, 글로벌 금융 긴축 등이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카코 바바 IMF 아시아·태평양국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선 단순 관세 인하를 넘어 심층적 무역협정과 비관세 장벽 완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조치는 역내 국가들이 공동으로 추진할 때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김남석 KIEP 동남아대양주팀장은 "실증분석 결과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될수록 국내 모기업의 정규직 고용과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해외 투자가 국내 산업 공동화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실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