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압구정 아파트, 39억에 '슬쩍'...강남4구·마용성 증여 2000여건 전수조사

세종=오세중 기자
2025.12.04 12:18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4일 부동산 편법 증여 세무조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국세청 제공.

최근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집을 증여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세청이 편법증여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국세청은 4일 증여과정에서 탈세 등 탈루행위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소재 아파트증여에 대해 증여세 신고 적정 여부를 전수 검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와 집값 상승 기대로 '강남 청약'이 곧 로또 당첨이라는 인식과 함께 청약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나아가 고액의 현금증여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집을 물려주는 증여 거래가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1월~10월 서울의 집합건물 증여건수는 2022년 10월 기준 1만68건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최대치인 7708건이었으며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건수(223건) 또한 2022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특히 미성년자가 증여받은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강남4구·마용성 등 가격상승 선두지역에 집중돼 자녀 세대의 자산양극화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국세청은 아파트 가격을 시가대로 적절히 신고했는지 검증하고 부담부증여 등 채무이용 편법증여가 의심되는 건에 대해 정밀 점검해 탈루 혐의가 있는 경우 철저히 세무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우선 대다수 국민들은 집값 상승으로 '영끌'로도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재산가인 부모의 도움으로 손쉽게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고도 채무를 이용해 납세의무를 회피하는 사례를 집중 점검한다.

부담부증여로 물려받은 부동산의 담보대출이나 전세금을 증여받은 자녀가 실제 상환했는지, 대출 상환은 본인 월급으로 했으나 부모로부터 생활비를 별도로 지원받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철저히 확인한다.

일례로 근저당 채무를 자녀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아파트를 부담부증여(증여재산이 담보하는 채무까지 인수하는 증여방식) 받은 뒤 자녀가 본인 월급으로 은행에 채무 수억원을 상환했다고 소명했으나 생활비·교육비 등은 부모로부터 받아 호화생활한 경우가 적발됐다.

또 국세청은 시가로 신고한 1068건에 대해서는 적절한 가액인지, 상속증여세법상 인정되지 않는 부당한 감정평가액은 아닌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공동주택공시가격으로 신고한 631건 중 시가보다 현저히 낮게 신고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국세청이 직접 감정평가해 시가로 과세한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고가 아파트를 증여받은 후 감정평가액(39억원)으로 신고했으나 인근 시세의 65%에 불과한 낮은 금액으로 저가 신고한 혐의자도 적발됐다.

아울러 국세청 감정평가 기준에서 벗어나기 위해 '쪼개기 증여'나 법인을 이용해 우회증여한 사례들에 대해서도 정밀 검증한다.

나아가 최근 늘어나는 미성년자 등에 대한 세대생략 증여 과정에서의 조세회피 행위 여부도 철저히 검증한다. 고액 세대생략 증여건을 대상으로 더 높은 구간의 세율 적용 회피를 위한 위장 증여는 아닌지, 증여재산을 분산시키기 위한 쪼개기 증여인지 여부 등을 표본 검증한다.

이 밖에 미성년자 등 자금조달 능력이 없는 자에게 아파트를 증여한 경우 증여세 대납 여부는 물론 취득세(중과시 시가의 12%) 등 부대비용에 대한 자금이 정당하게 마련됐는지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집을 편법적인 부의 이전 수단으로 악용하는 행위에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라며 "최근 급증하는 강남4구·마용성 등 고가아파트 증여 거래에 대해 전수검증을 계속 이어나가는 동시에 '강남 청약' 열풍을 부추기는 현금 부자들에 대한 자금출처 검증을 실시해 자산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투기성 행위 차단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득 대비 고가의 주택을 취득하거나 호화생활을 영위한 자에 대한 재산·채무현황 등을 수시로 분석해 정당한 세금 신고·납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탈세 혐의자는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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