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 최우선 국정과제로 '지역 중심 경제성장'을 선언했다. 지방에 파격적인 '성장 5종 세트'를 지원하고 투자 유치를 위한 '한국판 IRA(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보조금도 도입한다. 제조업의 AI(인공지능) 전환도 서두른다.
산업부는 17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3달 동안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조선, 반도체 같은 산업이 5개만 더 있었으면 우리가 더 유리했을 것이란 생각이 절실했다"며 "경쟁력 있는 제조업을 키우는 데 산업부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해법으로는 '지역 성장'과 'M.AX(제조업 AI 전환)'를 제시했다. 전 국토를 수도권 수준의 성장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3대 정책 방향은 △지역중심 경제성장 △첨단제조 AI 대전환 △국익극대화 신통상전략이다.
지역 성장의 밑그림은 '5극 3특'이다. 전국을 5개 권역(수도·동남·대경·중부·호남권)과 3개 특별자치도(제주·강원·전북)로 재편해 균형 발전을 꾀한다.
내년 2월까지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을 선정한다. 여기에는 규제·인재·재정·금융·혁신 등 파격적인 '성장 5종 세트'를 몰아준다. 미래차 도심 주행 등이 가능한 '규제 프리존'을 확산하고, 9개 거점 국립대를 통해 맞춤형 인재를 공급한다.
기업의 지방 투자를 이끌어낼 '당근'도 확실히 했다. 한국형 IRA인 '성장엔진 특별보조금' 도입을 검토한다.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40% 이상을 지역에 집중 투자하고, 2조원짜리 전용 R&D(연구개발)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메가 권역별 첨단산업 지도도 새로 그린다. 수도권 반도체 생태계를 광주·구미·부산으로 넓히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를 구축한다. 충청·호남·영남을 잇는 '배터리 트라이앵글' 완성을 위해 내년 하반기 배터리 기초원료 특화단지를 지정한다.
산업 혁신의 키(Key)는 AI다. 산업부는 지난 9월 출범한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제조업 AI 전환에 속도를 낸다. AI 팩토리는 내년 100개를 추가해 2030년까지 500개로 늘린다. 대기업·협력사가 공유하는 AI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업종별 전략도 구체화했다. 반도체는 '투트랙 전략'이다. 국내엔 첨단 공장을, 해외엔 양산 기지를 둔다. '국가 1호 상생파운드리를 구축해 팹리스 규모를 10배 키운다. 영국 Arm사와 손잡고 2030년까지 설계 인력 1400명을 양성하는 'Arm 스쿨'도 운영한다.
이차전지는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강화한다. 전고체 등 차세대 기술 R&D에 1800억원을 쏟는다. 자동차는 AI 자율주행 등 3대 핵심기술에 내년 743억원을 투자해 400만 대 생산 능력을 유지한다.
조선은 '마스가(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와 연계해 수출 보증을 늘린다. 바이오는 2029년까지 공공 파운드리를 구축하고, 방산은 내년 하반기 첨단 특화단지를 지정한다.
통상 전략은 '실리'에 맞췄다. 목표는 2년 연속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이다.
대미 통상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다.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는 철저히 상업적 이익을 따져 우리 기업 참여가 가능한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사상 최대 외국인투자(FDI) 유치를 위해 프로젝트형 유치 전략도 가동한다.
시장 다변화도 꾀한다. 한-중 서비스·투자 FTA 타결을 추진하고 일본·EU·아세안과는 첨단산업 파트너십을 다진다. 미중 갈등 리스크 헤지를 위해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도 적극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