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물 중 하나는 저출생·고령화와 균형발전 등 양국의 사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아이가 적게 태어나는 나라, 가장 빨리 늙어가는 국가라는 공통점이 끌어낸 성과다.
이 같은 결과물은 13일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상회의 이후 채택된 '한일 공동언론발표문'에 담겼다.
발표문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해 출범한 '한일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를 통해 저출생과 고령화, 국토 균형발전, 농업과 방재, 자살 예방 분야의 사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해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앞으로도 지방 성장 등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한일 양국은 사회 문제에 있어 공통점이 많은 국가로 꼽힌다. 2024년 기준 한국과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각각 0.75명, 1.15명이다. 일본이 먼저 저출생을 경험했고 한국이 따라갔지만, 어느덧 한국은 초저출생 국가의 대명사가 됐다.
일본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 숱한 정책 수단을 사용했지만, 결과적으로 저출생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령화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29.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노인 비율도 20.1%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저출생과 고령화는 노동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노동인구 감소는 잠재성장률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생산과 소비 모두 '마이너스' 요인이다. 저출생·고령화 등 사회 문제가 양국 협력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일찌감치 거론된 이유다.
머니투데이가 한국 엠브레인퍼블릭과 일본 서베이리서치센터에 각각 의뢰해 실시한 대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한일 경제협력의 핵심 분야로 저출생·고령화 등 사회문제 대응을 꼽은 비율(복수응답)은 한국 39.6%, 일본 15.9%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한국 국민들은 사회문제 대응을 '대외 협상 공동대응'(57.0%)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그만큼 저출생·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고, 일본과의 협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토의 균형발전 역시 양국의 공통 관심사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서울, 도쿄 중심의 집중화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 수도권 면적이 11.8%에 불과하지만, 수도권 인구의 비율은 전체의 50%를 넘겼다.
역대 정부도 국토의 균형발전을 추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이재명 정부는 지방주도성장이라는 화두까지 꺼냈다. 오래 전부터 균형발전 정책을 펼쳐온 일본의 사례는 한국이 참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례다.
양국은 사회 문제 외에도 인공지능(AI), 지식재산 보호 등 분야에서도 실무협의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