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후 고베항의 부활…북극항로로 '뛰는 심장' 부산항 미래 엿보다

대지진 후 고베항의 부활…북극항로로 '뛰는 심장' 부산항 미래 엿보다

고베(일본)=오세중 기자
2026.06.01 15:18
고베항. 사진=해수부 제공.
고베항. 사진=해수부 제공.

일본 오사카에서 차량으로 1시간을 달리니 고베항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효고현 고베항으로 가까워지면서 눈에 띄는 것은 우리가 상상하던 컨테이너 부두와 큰 화물선들이 아니었다.

고베 항만에 다가올 수록 선명한 빨간색을 드러낸 '고베 포트타워'와 고베항 워터프론트에 들어서면서도 취재진들의 눈을 사로잡은 건 공원과 상업시설 문화 공연장이었다. 지난달 29일 찾은 고베항은 항만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을 깨는 친수지역이었다.

고베 포트타워./사진=오세중 기자.
고베 포트타워./사진=오세중 기자.

워터프론트에 자리잡은 메리켄파크는 말 그대로 파크 즉 공원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BE KOBE'라고 쓰인 대형 조형물 앞에선 관광객들이 고베항에 왔음을 인증하기 위해 줄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1868년 개항 이래 일본 근대화의 관문 역할을 해온 고베항은 일본 3대 무역항 중 하나다. 연평균 210만 TEU(컨테이너 1개 부피)이상의 물동량을 소화한다.

기타가와 겐스케 고베시 항만국 관계자는 "1965년부터 2005년까지 산을 깎아 바다를 메우는 작업을 통해 항만 물류 기능의 해상 확장을 꾀했다"고 설명했다.

항만 보다는 공원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류 기능이 최우선 순위라는 게 고베항의 설명이다. 항만은 그대로인데 어떻게 이런 관광의 성지 같은 공원, 공연장이 들어선 항만이 됐을까.

변신의 시작은 아픈 기억에서 시작한다.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으로 고베항은 완전히 멈췄다. 진도 7.3의 지진이 덮친 고베의 항만 시설은 무너져 무용지물이 됐다. 당장 물동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화물들은 요코하마와 도쿄항으로 향했다. 고베항이 복구 후 새로운 전략없이 항구로 존재하기 위해선 막막한 상황.

고베항에  있는 요트항./사진=오세중 기자.
고베항에 있는 요트항./사진=오세중 기자.

이에 고베시와 항만 당국은 물류 효율와 함께 도시공간 환원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내놓고 재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메리켄파크와 하버랜드다. 과거 항만시설이 자리했던 공간은 시민 휴식공간과 관광명소로 변모했다. 최근에는 신항부두를 중심으로 대형 아레나와 슈퍼요트 정박시설 조성도 추진되고 있다. 사람의 인적조차 없던 곳에는 지라이온 아레나 대형 공연장이 들어섰다. 이 공연장에만 연간 150만명이 드나든다.

라이온 아레나 고베 공연장./사진=오세중 기자.
라이온 아레나 고베 공연장./사진=오세중 기자.

세키구치 나오키 고베시 항만국 계장은 "워터프론트 재개발의 핵심은 항만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시민이 바다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며 "정권이나 예산 상황이 바뀌어도 기본 방향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고베항 재개발은 2012년 본격 착수 이후 13년째 지속 추진되고 있다. 완공 목표가 2040년이니 총 사업기간만 30년에 이른다.

북항과 신항 개발에 뛰어든 부산항이 '벤치마킹'할만 부분이다. 북항 개발은 지금껏 사업계획 변경 12회, 사업구역 변경 8회 등 이해관계에 얽혀 계획 변경이 빈번한 상황이다. 일관성을 지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북항 개발에 친수공간인 도시공간 활용도 중요한 주제다. 부산항만공사(BPA)가 배후 도시활성화와 해양관광 기능 확대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실제 1964년 고베 포트타워는 2024년 리뉴얼 된 후 외부 전망대를 개방하자 이전 30만명 들르던 관광객이 재개장 이후 60만명까지 2배 이상 늘었다. 물류 효율을 높이되 도시와 공존하는 항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부산항이 북극항로의 물류 허브로서 거듭나는 동시에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 탈바꿈 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고베항을 통해 본 부산항의 미래가 어떤 혁신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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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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