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기본소득을 제도화하기 위한 국회 논의가 시작됐다. 올해 시범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향후 이를 본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제도적 출발선이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법안과 관련해 정부 대안을 제시했다.
현재 국회에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골자로 한 제정안 10건과 제도 보완을 위한 개정안 2건 등 총 12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날 법안소위에서는 농어촌 기본소득 법안과 관련해 첫 공식 논의가 이뤄졌다. 위원들은 제정안과 개정안의 지급 대상과 방식, 재원 구조 등을 놓고 심의에 들어갔다. 법적 근거를 마련해 향후 본사업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제도화 작업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법안별로 차이가 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등 7건은 농어민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안 등 3건은 농어촌 주민 전체를 지급 대상으로 삼는다. 지급 금액, 국비 분담 비율 역시 법안마다 제각각이다.
정부는 농어촌 주민을 지급 대상으로 하는 정부 대안을 제시했다. 농어민이 아닌 일정 기간 농어촌에 거주한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해 지역소멸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국가·지방자치단체 간 재정 분담 비율은 시행령에 위임해 탄력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재원 조달 문제도 쟁점이다. 제정안마다 차이는 있지만 농어촌 주민에게 월 15만원을 지급할 경우 올해 기준 연간 17조4122억원(국비·지방비 합산)이 소요된다. 국비 분담률을 50%로 가정하면 중앙정부 부담만 8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올해 농식품부 정부안 예산(약 20조원)의 43%에 해당한다.
한편 전날 기획예산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당초 선정된 7개 군은 다음 달 지급이 확정된 상태다. 이후 추가된 3개 군 가운데 전북 장수군과 충북 옥천군은 내달 지급을 목표로 준비에 들어갔다. 전남 곡성군은 행정 절차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해 3월부터 지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이달분 소급 지급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급 대상자 규모도 집계 중이다. 예산 기준으로는 약 32만4000명, 주민등록 기준으로는 33만10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농식품부는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가 완료됨에 따라 이번 주 안으로 사업시행지침을 확정·통보할 방침이다. 이후 지방자체단체별로 신청자 자격 확인 등을 거쳐 농어촌 기본소득을 다음 달부터 차질 없이 지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