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불응 기업에 최대 연매출액의 1%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사진)은 2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정위 조사에 불응하는 행위에 대한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신설해 조사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조사에 불응하는 경우 직전 사업연도 총매출의 1%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이행강제금은 직전 사업연도 일평균 매출의 5%까지 부과할 예정이다.
같은 수준의 제재를 가하는 유럽연합(EU)의 사례를 참고했다. EU 경쟁당국은 2008년부터 2025년까지 조사방해 관련 5건을 제재했다. 미국 향료기업 IFF가 직원의 왓츠앱 메시지를 삭제하는 등 조사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의 0.15%에 해당하는 1500만유로(약 27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도 있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이하 공정거래법)에 공정위 현장조사 및 자료제출, 출석요구 등에 응해야 할 의무를 명시하고 조사불응시 과징금 및 이행강제금 부과근거를 신설할 방침이다. 주 위원장은 "선진국 표준에 맞는 경제적 제재 합리화 및 조사권 강화는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1분기 내 법 개정안이 발의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권 강화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내용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경제제재를 통한 처벌을 현실화하기 위해 (공정위 등에) 강제조사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법제처에 지시했다. 새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형벌 완화를 위해서다. 정부는 '경제형벌 정비'로 형벌이 폐지되는 자리에 강력한 금전제재를 도입해 법위반 억지력을 유지하겠단 방침이다.
현재도 공정위 조사불응에 따른 처벌조항은 있다. 공정거래법 124조는 공정위 조사시 폭언·폭행 및 고의적인 현장진입 저지·지연 등을 통한 조사거부 및 방해, 기피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같은 법 130조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조사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최대 1억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 위원장은 "조사불응에 대한 현행 제재 수준이 미흡하다"며 "불응시 금전적 제재를 신설함으로써 법위반 억지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정위는 앞서 발표한 과징금 상한 상향을 빠른 시일 내 추진할 계획이다. 예컨대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의 경우 과징금 한도를 현행 관련 매출액의 6%에서 20%로 높인다. 부당 공동행위(담합)에 대한 과징금 한도도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30%로 상향한다. 반복적 법위반 기업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법위반 행위 1회 반복만으로도 과징금을 최대 50% 가중부과할 방침이다.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 과징금을 가중부과한단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