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철강 등의 산업침체로 지역경제과 고용이 장기적인 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의 지정 기간을 늘려 장기전에 대비하는 한편 지원을 강화하고 산업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의 지정기준 등에 관한 고시'를 개정해 지정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했다. 지난해 7월 제도 도입 당시에는 지정 기간을 최대 6개월로 정했으나 광주 광산구, 전남 여수시 등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지정 기간 만료를 앞두고도 여전히 고용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6개월을 추가로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은 고용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선제적으로 지정해 정부 지원을 집중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고용위기가 발생한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으나 사후적 대응이라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선제대응지역을 도입했다.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지역 전체 고용보험 사업장 중 10% 이상 사업장에서 피해가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피해 사업장 소속 고용보험 피보험자가 지역 전체 피보험자의 10%인 경우 중 한 가지를 충족하면 된다.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면 각종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사업주가 유급휴가 등으로 고용을 유지할 경우 휴업수당의 60~80%를 지원하고 근로자들의 직업훈련을 위한 국민내일배움카드는 5년간 500만원을 지급한다.
근로자 생활안정을 위한 각종 대출도 지원한다. 직업훈련생계비대부는 2000만원까지 가능하고 임금체불 근로자의 생계비융자는 1500만원 한도로 지원된다. 생활안정자금 융자 한도는 이번 개정을 통해 기존 25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렸다. 최대 3년간 거치 후 상환할 수 있다.
제도 도입 이후 선제대응지역으로 첫 지정된 곳은 광주 광산구와 전남 여수시였다. 광주 광산구는 대유위니아 경영악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삼성전자 광주공장 이전 등 악재가 겹치면서 고용상황이 악화하는 중이었다. 여수시는 지역의 핵심 산업인 석유화학업이 글로벌 공급과잉과 경기둔화로 침체를 겪으면서 대량 실직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 8월 두 지역이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다.
마찬가지로 석화 산업이 밀집한 충남 서산시와 울산 남구는 각각 지난해 11월, 올해 1월 선제대응지역에 포함됐다. 철강 산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도 지원 대상이 됐다.
하지만 석화, 철강 등의 산업침체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지역 고용침체도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수, 대산(서산), 울산은 현재 설비 감축·통합과 인력 조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각 지역별로 자구안을 정부에 제출한 가운데 구조조정 규모에 따라 대량 실업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사업 재편을 추진하더라도 고용 충격은 최소화하도록 각 업체에 당부했다. 하지만 주요 설비의 통폐합 과정에서 중복 일자리 등의 조정은 불가피하다. 지역에서 해당 산업 종사자 비중이 높다는 점과 지역의 협력업체, 인근 자영업자 등에게까지 미칠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고용위기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광주 광산구와 여수시는 오는 27일 지정 기간이 만료된다. 하지만 지역의 고용불안은 여전하다. 여수시의 경우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앞 둔 상황이다. 포항, 울산, 서산 등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고용위기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정부도 적극적인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고시 개정으로 지정 기간이 최대 1년까지 연장되면서 우선 광산구와 여수시에 기간 연장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 역시 고용개선 여부에 따라 추가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
노동부는 올해 지역 고용위기 대응을 위한 예산으로 450억원을 별도로 편성하기도 했다. 해당 예산은 1분기 내에 신속하게 집행해 위기 업종의 노동자 생활지원과 이·전직 지원도 제공할 예정이다.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과 별개로 산업통상부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을 지정해 각종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면 긴급경영안정자금, 지방투자촉진보조조금 등의 우대가 적용되고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지원도 강화된다. 여수, 서산, 포항 등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도 지정된 상태다.
노동부 관계자는 "고용위기 대응 예산 450억원은 이달부터 선제대응지역을 대상으로 집행이 시작될 것"이라며 "기존 지원제도 외에 관련 예산을 추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