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이 산업계의 상수가 된 시대다. 현재 대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 을' 요금은 kWh당 약 182.7원, 중소기업용인 '산업용 갑'은 173.3원 수준에 형성되어 있다. 평균적으로 kWh당 180~185원을 오가는 현행 요금 체계 속에서 기업들의 원가 부담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오래된 고정관념 하나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태양광 발전은 보조금 없이는 자생할 수 없는 비싼 에너지인가'라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태양광의 경제성은 이미 산업용 전기요금의 '가이드라인'을 밑돌기 시작했다.
18일 에너지경제연구원 및 업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육상 태양광의 발전 단가는 100kW 소규모 사업장 기준 약 136원/kWh 수준이다.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규모 발전소의 경우 효율성 개선에 힘입어 115원/kWh까지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전력에서 사다 쓰는 전기보다 태양광으로 직접 만들어 쓰는 전기가 단가 측면에서 우위에 서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가시화된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산업단지 태양광(산단 태양광)'이다. 공장 지붕이나 산단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해 생산된 전력을 인근 공장에 직접 공급할 경우, 기업은 한전 요금 대비 약 20~30% 저렴하게 전력을 수급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송배전망 이용료 등 중간 비용을 절감하면서 탄소중립(RE100) 이행이라는 실익까지 챙길 수 있는 구조다.
물론 시장의 변수는 존재한다. 가장 큰 변곡점은 정부의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방향이다. 최근 정부는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하는 낮 시간대에 한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공급이 수요를 상회하는 특정 시간대의 요금을 낮춰 전력 계통의 부하를 조절하겠다는 취지다.
결국 향후 한전의 요금 개편안이 어떤 '숫자'를 확정하느냐에 따라 태양광의 상대적 경제성은 부침을 겪을 수 있다. 정부가 낮 시간대 산업용 요금을 파격적으로 낮춘다면 기업들로서는 태양광 직접 공급의 매력이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한 비용 편익의 산물이다. 태양광이 '비싼 에너지'라는 오명을 벗고 산업 현장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뿌리내릴지, 혹은 정부의 요금 정책 변화 속에 새로운 균형점을 찾을지 산업계의 시선이 한전의 요금 개편 고지서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