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장관 "원·하청 상생교섭으로 '진짜 성장'"…노조법 매뉴얼 발표

세종=조규희 기자
2026.02.27 11:00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2.23/사진=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다음달 10일 하청 노동자가 원청 사용자와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개정 노동조합법(노조법 2·3조)'의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구체적인 현장 안착 방안을 내놓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동 브리핑을 통해 "이번 개정법은 하청 노동자들이 자신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원청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데 취지가 있다"며 "노사가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진짜 성장'을 이루기 위한 토대"라고 강조했다.

개정법의 핵심은 사용자 범위의 확대다. 김 장관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그 범위 안에서 사용자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 기업은 앞으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할 법적 의무를 지게 된다.

정부는 하청 노조가 원청과 교섭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교섭창구 단일화'를 필수 절차로 제시했다. 김 장관은 "업무 내용이나 이해관계가 공통된 하청 노동자들이 하나의 교섭단위에서 함께 교섭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이를 통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청 노조 입장에서는 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받는 길인 동시에 원청 입장에서는 기존 원청 노조와의 교섭에 영향을 받지 않아 관계 설정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담은 해석지침을 마련했다. 또한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노동부에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를 설치하여 전문가의 자문을 제공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개정 노조법이 현장에서 갈등의 불씨가 아닌 상생의 열쇠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노사 양측이 바뀐 법 제도를 존중하며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뿌리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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