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반도체 가격과 농림수산품 물가 오름세에 생산자물가가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2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농림수산품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5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121.76(2020년=100 기준)로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생산자물가지수는 넉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2025년 연간 상승률은 1.2%를 기록했다. 2026.01.20.](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2/2026022710100911646_1.jpg)
국내 경기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제조업에 성장이 집중되는 'K자형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 산업 부문별 성장 격차가 심화되면서 물가 자극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부문별 성장차별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IT 제조업과 여타 산업 간 성장률 격차(전년동기 대비 분기 평균)는 2024년 하반기 5.0%포인트에서 2025년 상반기 8.2%포인트, 3분기에는 9.5%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올해 성장률은 2.0%로 전망되지만 IT 제조업을 제외할 경우 1%대 초중반에 머물 것으로 추정됐다. IT 제조업과 비IT 부문 간 성장 격차가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은은 이처럼 부문별 성장 차별화가 심화될 경우 동일한 성장률이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반도체 대기업 종사자 등 고소득층의 소득이 크게 늘어도 여타 취약 부문이 상대적으로 부진할 경우 경제 전반의 소비 증가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비 측면에서는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이 증가했지만 소비로의 전환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2024년 중 고소득 5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 증가폭은 736만원으로 다른 분위보다 크게 높았으나 고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MPC)은 중·저소득층보다 낮았다. 최근에는 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늘어난 소득이 소비보단 저축이나 자산 축적으로 흡수됐음을 시사한다.
임금 경로에서도 차별화 현상이 뚜렷했다. 임시·일용직 임금은 2024년 하반기 이후 감소세로 전환된 반면, 반도체 등 IT 제조업 상용직 임금은 크게 상승했다. 또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임금 상승폭이 소규모 사업체를 웃돌며 격차가 확대됐다.
그러나 최근 경제 전반의 기조적 임금 상승 압력은 과거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기적으로 보면 임금 격차가 확대될수록 기조적 임금 상승압력이 오히려 약화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임금 상승폭이 큰 대기업 종사자 비중이 제한적인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과 물가 간 상관관계도 약화되는 흐름이다. 2021~2022년에는 실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면 근원물가도 비교적 분명하게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하지만 2023~2025년에는 경기가 좋아져도 물가가 예전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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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반도체 등 IT 산업과 다른 산업 간 성장 격차가 크게 벌어진 시기에는 소비가 늘어나는 등 수요가 확대돼도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뚜렷하지 않았다. 일부 산업만 잘 나가는 '쏠림 성장' 국면에서는 경기 회복이 곧바로 물가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은은 "부문 간 성장 차별화가 심화될수록 소비경로와 임금경로를 통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더 적게 나타난다"며 "반도체 등 일부 IT 대기업이 주도하는 K자형 회복국면에서는 성장의 온기가 여타 부문으로 확산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물가 흐름과 관련해 "비IT 부문의 회복 여부, 반도체 가격 움직임, 유가와 환율 등 대외 변수의 영향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