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하는 등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커졌다. 고유가·고환율과 더불어 시장금리마저 급등하면서 경기침체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마저 확산하는 상황이다.
9일 국제 원유시장에 따르면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브렌트유, 두바이유 가격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WTI 선물가격과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으며 120달러선을 위협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외환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보다 19.1원 오른 1495.5원에 마감했다. 오전 장중 한때 1499원대까지 상승하며 1500원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시장 역시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9.3bp(1bp=0.01%포인트) 급등한 3.420%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3.739%로 12.3bp 상승했다.
이란 전문가회의가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면서 중동 리스크가 한층 고조됐고 유가급등과 함께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도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중동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국내 경기 역시 변동성에 노출됐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와 산유국 감산 움직임이 겹치면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을 우려도 크다. 통상 유가상승은 약 3개월의 시차를 두고 교통비와 공공요금, 식품·공산품 가격 등에 영향을 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에도 국제유가가 급등한 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선 유가상승이 장기화하면 수입물가와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겹쳐 물가상승 압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