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 신설 등을 포함한 이른바 '환율 안정 3법'이 국회 통과 첫발을 뗐다.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 계획을 밝힌 지 약 3개월 만이다. 법안 논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사이 원/달러 환율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국회가 '사법개혁 3법' 등 정쟁에 몰두하며 '환율 안정 3법' 처리를 미루면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1500원을 돌파하는 '위기급' 상황을 초래했단 비판이 나온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16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환율 안정 3법' 내용 등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 및 농어촌특별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환율 안정 3법은 △RIA를 통해 국내 주식 투자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최대 100% 공제 △환헤지 상품 투자에 대한 소득공제 신설 △외국 자회사로부터 받는 수입 배당금의 익금불산입률 상향 등이 담긴 개정안을 통칭한다.
핵심은 RIA 도입이다. RIA는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에서 1년 이상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한도 5000만원)을 복귀 시기에 따라 비과세한다.
법안 처리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짐에 따라 복귀 시기에 따른 비과세 혜택 시기도 조정됐다. 당초 정부는 올해 1분기에 해외주식 매도 후 국장으로 복귀하면 100%, 2분기에 돌아오면 80%, 하반기에 매도하면 50% 소득공제 혜택을 줄 방침이었다.
하지만 조세소위는 1분기가 얼마 안 남은 점을 고려해 5월까지 복귀하는 경우 100%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80% 혜택은 '2분기'에서 '7월 말'로 연장 조정했다. 8월~12월 중 국장으로 복귀하면 50%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개인투자자용 환헷지 상품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액의 5%를 해외주식 양도소득에서 공제하는 특례도 담겼다. 아울러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한 수익배당금 익금불산입률도 기존 95%에서 100%로 올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환율 안정 3법은 정부가 지난해 말 외환시장 불안이 심화하자 내놓은 대책이다. '해외 자본 리쇼어링(국내 복귀)'을 통해 국내에 달러 공급을 늘려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환율 안정 3법은 국회의 무관심 속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지난 1월 법안 발의 이후 제대로 된 상임위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국회가 '사법개혁 3법' 등을 둘러싼 정쟁에만 몰두하며 정부가 내놓은 '환율 처방전' 처리를 뒤로 미루면서 환율 불안을 심화시켰단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환율 안정 3법이 국회에서 잠자는 사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전쟁이 벌어졌고 외환시장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3원 오른 150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이 주간거래에서 1500원을 넘어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