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서울 아파트 보유세 부담이 커졌다. 정부는 이에 더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세 부담을 더 늘릴 수 있다는 방침을 제시한 상황이다.
앞으로 단순 투기·투자용 주택뿐만 아니라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늘리고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를 손질하는 등의 방안이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7월 부동산 보유세 인상 등이 담긴 세제개편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부는 부동산 세제 전반을 아우르는 세제개편 방안에 대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보유세 개편 방향도 공개될 전망이다.
부동산 세제 정상화 방안으로는 현재 시행령 개정만으로 즉각 보유세 부담을 늘릴 수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이나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 등이 거론된다. 과세표준을 손보지 않더라도 세 부담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는 7월 세제개편안에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양도세 세율을 일부 조정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것도 언급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부동산 세제 정책을 써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보유세 카드를 써야할 시점이 온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보유세율 인상이 거론되는 이유는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낮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OECD 평균(0.3%)의 절반 수준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최근 "미국처럼 재산세를 1% 매긴다고 치면 집값이 50억원일 때 1년에 5000만원씩 보유세를 내야 하는데, 연봉의 절반이 세금으로 나간다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과 달리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1% 내외로 부과하고 있는 만큼 '선진국 수도 수준'의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엔 '똘똘한 1채'를 가진 1주택자가 과도한 세혜택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현재 1주택자의 경우 10년 이상 보유·거주하면 최대 80%까지 장특공제 혜택을 받는다. 거주하지 않고 10년 보유만 해도 40%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 전략은 팔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세 부담을 늘려 부동산 안정을 도모하겠다는데 초점을 맞춘다. 부동산으로 얻는 초과이익을 원천 차단하고 또 환수하겠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도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부동산 세제 개편은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며 "현재 검토 중인 단계로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