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기존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공공분야의 의무적 에너지 절약 대책을 시행하는 등 수요 관리를 강화하고, 국제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등 공급 대책 또한 병행한다.
산업통상부 18일 중동 상황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국제유가 급등, 원유 수송 여건 악화, 공급망·무역·산업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관심 단계 발령 이후 13일 만이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용되며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중동 주요 산유국 정세 불안 증가(생산·수송시설 파괴 등 부분적 생산차질·수출제한 발생)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석유 수송경로 불안정 확산 △사태 발생 이후 40% 내외 유가 상승(Brent유 기준)으로 국제 석유시장 변동성 증가 등이 주의 단계 격상 이유다.
단계 조정에 맞춰 정부는 수요 관리를 강화해나간다. 공공분야에 대한 '의무적 에너지 절약대책 시행'하고 민간분야에 대한 자발적 캠페인과 필요시 의무 수요감축 조치 도입 등 상황에 맞는 석유 수요 절감 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차량 5부제, 10부제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국단위로 강제한 적은 1991년 1월 17일부터 두달간으로 걸프전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10부제가 시행됐다.
물량 확보와 공급 확대 또한 주요 과제다.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18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했다. 정부의 전략경제협력특사단이 지난 15일부터 17일 UAE를 방문해 얻어낸 성과로 이달 6일 600만 배럴 까지 총 2400만배럴의 원유를 긴급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일일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8일치가 넘는다.
국제공동비축유 우선구매권 행사도 적극 추진한다. 해당 비축유는 한국석유공사가 국내 비축 시설을 임대해주고 유치한 외국 산유국과 국제 석유 기업 소유의 물량이다. 소유권은 외국에 있으나 비상시 우리 정부가 시장 가격으로 가장 먼저 살 수 있는 우선구매권이 확보돼 있어 사실상의 준(準) 비축유 역할을 한다.
석유공사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25년 말 기준 중동 3개국 등으로부터 유치한 물량은 1330만 배럴이다. 여기에 지난 6일 쿠웨이트로부터 추가 유치한 200만 배럴을 더하면 현재 약 1530만 배럴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공조하에 우리나라에 할당된 2246만배럴의 비축유 방출 계획도 수립 중이다. IEA 사무국과도 방출 시기, 물량 등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시장 감시 또한 강화된다.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만큼 '범부처 합동점검단', 석유관리원을 통해 가짜석유, 정량미달, 불공정거래, 매점매석, 탈세 등 시장 질서 저해 행위를 엄정히 조치할 계획이다.
한편 천연가스는 최근의 국제가격 상승은 우려 요인이나 저장량·가스 수요 감소 등 수급 여건을 감안해 현행 '관심' 단계를 유지한다. 국제가격 상승 등 우려는 있으나 저장 재고가 법정 의무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또한 카타르산 가스 도입이 전면 중단되더라도 연말까지 활용 가능한 대체 물량을 이미 확보하고 있으며 비(非)중동산 물량도 원활히 도입되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며 원유수급과 민생 안정이라는 목표를 함께 달성해 나가겠다"며 "국민들도 현 상황에 관심을 갖고 위기 극복에 동참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