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배 띄울수록 적자"…유가급등 대책 마련 시급

세종=오세중 기자
2026.03.24 18:10
브라질 산투스항에 지난 1일 컨테이너선 한 척이 접근하고 있다. 기사내용과 무관./사진=뉴시스.

해운업계가 유가 급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호소했다.

한국해운조합은 24일 전국 55개 연안여객선 사업자와 850개 연안화물선 사업자들이 "대한민국의 해상 물류와 도서 지역 교통을 책임지는 연안해운 산업이 중동상황으로 인한 유례없는 유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고 위기에 처했다"며 정부의 지원을 호소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서 해운업계는 "연안해운업계가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보호를 받는 육상 경유(1820원대)보다 해상용 경유(2400원 예상)가 훨씬 비싸게 공급되는 등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2026년 2월 리터당 790원이던 여객선 면세 경유는 4월 1600원대까지 치솟아 단기간 내 200%가 넘는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화물선 과세 경유 역시 2개월 만에 66% 폭등한 2380원에 이를 것으로 예견된다"고 밝혔다.

만약 4월 1일 자 경유 가격이 여객선 면세 경유 1692원, 화물선 과세 경유가 2382원으로 책정된다면 여객선사는 적자 폭이 더욱더 심화되고 화물선사는 경영 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인천에서 소형 화물선으로 생필품을 운송하는 한 업체 대표는 "1항차 운항 시 이윤은 약 30만원인데, 선박 유류비만 80만원이 추가로 발생해 고스란히 적자를 떠안아야 한다"며 "배를 세워두는 것이 나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업계는 육상 화물자동차와 동일하게 화물선박에도 형평성 있는 정부 정책을 펼쳐줄 것을 요청했다.

섬 주민 불편가중과 국가 산업 물류난 발생

또 해운업계는 이번 위기가 단순한 업계의 경영난을 넘어 국가적인 민생 및 물류난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연안여객선은 섬 주민의 유일한 대중교통이자 의료·행정 서비스를 잇는 혈맥이며 연안화물선은 철강, 시멘트 등 국가 전후방 산업의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필수 수단이기 때문이다.

만약 운항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섬 주민의 생활 불편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 제조산업 전체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이에 해운업계는 우선 육상 운송분야와 동일하게 해상에도 '선박용 경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해서 급격한 유가 변동에 대비한 구조적 안전망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타 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여객선에도 한시적으로 '유가연동보조금'제도를 신설하고 화물선을 포함한 선박의 유가연동보조금 지급구간 상한액을 최고가격과 연동하는 현실화 조치를 건의했다.

아울러 관계부처 간 협력을 통한 '범정부 차원의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해서 현장의 실태를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연안해운 대표 단체인 한국해운조합은 업계의 경영난 완화를 위해 조합 내 적립된 약 170억원 규모의 재원을 활용해 유류 구입비용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선사들을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 등 다양한 자체 지원책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폭등하는 유가 인상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개별 선사들 또한 경제속도 운항, 불요불급한 비용 감축 등 자구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미 감내할 수 있는 임계점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지금 당면한 유가 폭등은 이례적인 수준의 재난으로, 해운조합과 개별 선사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라며"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 없이는 정상적인 운항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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