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득하위 70% 이하 국민들에게 계층·지역별로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한다. 대중교통 지원액도 한시적으로 늘린다. 중동 전쟁으로 기름값이 치솟자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을 편성해 내놓은 처방이다.
정부는 3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을 확정했다. 추경 예산안은 △고유가 부담 완화 10조1000억원 △민생 안정 2조8000억원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2조6000억원 △지방재정 보강 9조7000억원 △국채 상환 1조원 등으로 이뤄졌다.
이번 추경은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25조2000억원)와 기금 자체 재원(1조원)을 활용해 편성했다. 초과세수 세목은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등이다. 반도체 경기와 증시 호황 등에 따른 결과다. 초과세수로 국채도 1조원 상환해 국채·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전쟁 추경'의 성격에 맞춰 고유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이른바 '3대 패키지'를 추경 예산안에 담았다. 소득하위 70% 이하 국민들이 대상인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지역별로 1인당 10만~25만원 지급한다. 차상위·한부모·기초수급자에게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45만~60만원이다.
대중교통 이용금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해주는 K-패스는 환급률을 6개월 동안 최대 30%P(포인트) 확대한다. 정부가 이미 두 차례 지정한 석유 최고가격제와 나프타 수급 위기 대응 등에 필요한 예산도 5조1000억원 편성했다. 저소득층에 지급하는 에너지 바우처는 5만원 추가 지원한다.
생활필수품을 무상 지급하는 그냥드림센터는 기존 150개에서 300개로 늘린다. 소상공인의 재도전을 지원하는 희망리턴패키지 사업도 246억원 증액한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지는 5개 늘린다. 문화·관광 업계는 경기침체 시 가장 먼저 소비가 위축된다는 점에서 영화·공연·숙박·휴가 할인에 586억원을 투입한다.
이 밖에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발전설비 지원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인 1조1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예술인 생활안정자금을 320억원 증액하는 등 문화산업 육성에도 총 2000억원 지원한다.
이번 추경으로 올해 총지출 규모는 753조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국채발행이 없었고, 기존보다 경상성장률 전망치가 올라감에 따라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1.0%P 하락한 50.6%로 예상된다. 이번 추경에 따른 성장률 제고 효과는 0.2%P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중동 지역 긴장 심화에 따른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급증이라는 거대한 위기의 파도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이 파도가 우리 국민과 경제에 미치기 전에 지체 없이 추경 예산안이라는 견고한 제방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