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이 가업? 기가 차" 무늬만 빵집 이어 직격…'꼼수 상속' 손 본다

세종=정현수 기자, 김성은 기자
2026.04.06 15:06

(상보)25개 대형 베이커리 중 11개가 가업상속공제 남용
가업상속공제 대상인 주차장도 2020년 이후 급증
주차장과 빵 굽지 않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 등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배제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 점검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6.4.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주차장과 빵을 굽지 않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편법 상속'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취지에서다. 재정경제부는 국세청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도 전반을 손질한다.

6일 국무회의에 상정된 '가업상속공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세청은 최근 수도권 일대 25개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대상으로 가업상속공제 남용 소지를 파악했다. 조사 결과 11개 업체(44%)에서 남용 소지가 확인됐다. 대형 베이커리가 상속세 절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실제로 확인된 건 처음이다.

11개 업체 중 7개 업체는 제과점으로 등록했지만 실제로는 커피 전문점으로 운영하거나 제빵 시설을 갖추지 않았다. 제과점의 경우 가업상속공제 대상이지만, 커피 전문점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나머지 7개 업체는 업무와 관계없는 주택 등 사적 공간도 공제 대상에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업상속공제 업종에 대한 문제점 역시 드러났다. 국세청은 기술 이전과 거리가 멀고 부동산 비중만 높은 주차장업을 대표적인 문제 업종으로 지목했다. 주차장업은 2020년에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됐다. 국세청이 수도권의 자가 사설 주차장을 점검한 결과 1321개 중 761개(58%)가 2020년 이후 개업했다. 상속 목적과 무관치 않은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주차장업이 무슨 가업이냐. 기가 찬다"며 "가업이란 조상 대대로 쭉 해오던 것을 자식에게 안 물려주면 폐업하는 건데, 업자의 자녀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다른 사람이 할 거라면 세금을 깎아주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가업성이란 측면에서 주차장을 하는 것보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삼성 반도체에 훨씬 특화돼 있어 (삼성전자가) 가업성이 더 높을 것 같다"며 "(공제) 대상을 확실히 줄여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등의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는 가업상속공제는 1997년 도입된 제도다. 숱한 개편을 거쳐 현재 중소기업과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적용한다. 공제 한도는 경영 기간에 맞춰 10년 이상 300억원, 20년 이상 400억원, 30년 이상 600억원이다. 개편 때마다 적용 대상과 한도가 확대됐다.

재경부는 국세청 실태조사 결과, 이 대통령 지시에 맞춰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완화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방침과 정반대다.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불필요한 업종을 배제한다. 국세청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주차장업은 우선 배제 대상이다. 베이커리 카페를 포함해 음식점업 중 제조하지 않는 음식점업은 공제에서 제외한다.

토지를 이용한 과도한 공제를 방지하기 위해 공제가 적용되는 토지 범위를 축소하고, 면적당 공제 한도 금액도 설정한다. 피상속인 10년 경영, 5년 사후관리로 정해진 규정도 기간을 상향조정하는 방식으로 개편에 나선다. 실제 경영 여부는 증빙서류를 주기적으로 제출토록 하고, 실태점검을 통해 확인한다.

재경부는 "부처 협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세법 개정 때 가업상속공제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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