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화학 제품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나프타에서 생산되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 7개 기초유분을 매점매석 금지 대상에 포함했다. 수급 불안이 지속될 경우 판매량 등에 대한 긴급 조정도 검토한다. 생명·보건 관련 품목이나 생필품 등은 수급 불안시 우선적으로 수급조정을 조치할 계획이다.
산업통상부와 재정경제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석유화학제품 원료등의 매점매석 금지 및 긴급수급조정에 관한 규정'을 고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시 내용은 오는 15일부터 6월30일까지 시행된다.
나프타 등 석화제품 원료는 보건·의료, 생필품,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분야에 널리 사용되는 기초소재로 수급 불안이 발생할 경우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중동전쟁으로 석화제품 수급 우려가 커지면서 일회용 약통, 주사기 등 일부 품목에서는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나프타에서 생산되는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기타 유분 등 7개 기초유분에 대해 매점매석 금지 조치를 시행한다.
고시에서 정한 7개 기초유분의 경우 사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해당 물품의 재고량을 80% 초과해 보관할 수 없도록 했다. 석화원료의 수급 안정화와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이다.
기초유분에서 생산되는 품목 중 중간재(플라스틱)나 최종품(포장용기 등)에서 수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는 품목이 확인되면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대상 품목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매점매석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급 불안이 지속될 경우 해당 품목에 대해 생산·출고·판매량 등을 긴급 조정할 계획이다. 특히 국민의 생명·보건이나 생활 필수품, 국방·안보, 핵심산업 분야는 수급 불안시 우선적으로 수급조정을 조치할 예정이다.
정부의 수급조정명령에 따라 생산기업 등에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전할 수 있도록 했다. 수급조정 조치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점매석 행위를 철저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매점매석 행위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합동 단속을 통해 현장 대응을 지원한다.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비축유 시설 확충에도 나선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설계 용역 예산 등을 확보해 2000만 배럴 비축유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에는 비축기지 유지보수와 시설확충 설계비로 30억원이 책정됐다. 현재는 최대 1억 4000만배럴까지 비축유 저장이 가능한데 시설용량의 90%를 사용 중이다.
비축기지 증설은 중동 산유국의 요청이기도 하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해외 비축기지를 통한 수출 안정화가 필요해서다.
우리나라가 중동산 원유의 비축기지로 활용될 경우 국내 원유 수급에 긍정적이다. 양 실장은 "소유권은 중동이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그에 대한 수요는 국내 정유사들이 갖고 있어서 국내 비축량이 실질적으로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며 "아울러 실제로 대체물량확보를 포함해 국제 공동비축사업에 대한 부분들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