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고령농업인 곁에 서다…967명의 폭염 파수꾼 '들판으로'

세종=정혁수 기자
2026.05.18 15:47

농촌진흥청, 경기 안성시농업기술센터서 '농업인 온열질환 예방요원' 전국 발대식
민·관이 함께짜는 안전망…농진청·대한적십자사·(주)동아오츠카 삼각 공조체계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이 18일 경기도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인 온열질환 예방요원 발대식'을 개최했다./사진=농촌진흥청

뜨거운 햇살이 내려쬔 경기도 안성시농업기술센터. 넓은 강당에 전국 각지에서 온 농업인 온열질환 예방 요원 9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손에는 쿨링 스프레이와 아이스 넥밴드를 들고, 눈빛에는 결의가 담겨 있었다. 이들은 올여름 대한민국 농촌을 폭염으로부터 지켜낼 '온열질환 예방 요원' 1기다.

농촌진흥청은 28일 오후 2시 이승돈 청장과 현장 농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올 여름 고령 농업인 등 안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농업인 온열질환 예방 요원'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기후변화가 본격화되면서 한때 '이례적'이라 불리던 폭염은 이제 여름의 '기본값'이 됐다. 해마다 온열질환자 수는 늘어가고, 특히 오랜 시간 야외에서 몸을 쓰는 농업인들은 그 위험에 가장 먼저 노출된다. 혼자 일하는 고령 농업인이라면 위험은 배가 된다.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한낮에도 밭을 떠나지 못하는 농업인들. 수확 시기를 놓칠 수 없고, 밭은 하루도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농진청은 이같은 현실을 주목하고, 현장에 직접 찾아가는 선제적 예방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동아오츠카(주) 관계자가 이승돈 농진청장에게 농업인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이온음료를 전달하고 있다./사진=농촌진흥청

농진청이 올해 신규 사업으로 도입한 '농업인 온열질환 예방 요원'은 농업인 단체 소속의 선도 농업인들이다. 이들은 단순한 홍보대사가 아니다. 온열질환 예방 수칙, 폭염 단계별 안전 행동 요령, 응급처치 실습까지 현장 실무 중심의 교육을 마친 뒤 각 지역에 배치된다.

이번에 선발된 온열질환 예방 요원은 농업인 단체 소속 선도농업인으로 전국 91개 시·군에서 총 96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온열질환 예방 수칙, 안전 행동 요령, 응급처치 실습 등 현장 실무 중심의 교육을 마쳤다. 예방 요원들은 6월부터 더위가 정점에 달하는 8월까지 농업 현장에서 활동하게 된다.

농진청은 2024년 7월 대한적십자사, (주)동아오츠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농업인 온열질환 예방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폭염 및 온열 예방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응급처치 교육을, 동아오츠카는 수분 보충을 위한 음료 지원을 담당한다.

예방 요원들이 특히 집중하는 대상은 혼자 농사를 짓는 고령 농업인이다. 더위에 가장 취약하지만, 정보와 도움에 있어 가장 취약한 이들이기도 하다. 967명의 요원들은 이웃 농업인을 찾아가 쿨링 용품을 쥐어주며 "오늘 같은 날엔 오전 10시 전에 일 마치세요"라고 귀띔해준다.

이승돈 농진청장은 "온열질환 예방 수칙과 폭염 단계별 대응 조치가 농업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도록 지도·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온열질환 예방 요원을 통한 현장 밀착형 예방 활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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