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년간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만큼, 이해관계의 큰 영향을 받는 주요 세제 개편 논의도 변곡점을 맞게 된다.
보유세 개편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가상자산 과세 등 논쟁적 사안에 대한 정책적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실과 괴리가 커졌다는 지적을 받는 상속세 공제 개편 역시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과제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7월 말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다. 세법 개정안의 최대 관심사는 강화에 방점을 둔 보유세 개편안의 포함 여부다. 나아가 부동산 세제 전반을 개편하는 방안도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현행 부동산 세제의 특성상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면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부담은 높다고 본다. 이런 상황 탓에 매물 잠김 효과가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에 보유세와 거래세를 어떻게 조정할지 판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부동산 세제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역대 정부에서 계속 고민했던 문제인데, 아직까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보유 단계 부담을 늘리려면 원활하게 처분할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를 적정 수준을 조정해야 하고, 취득세 부담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보유세만 올리고 거래세를 그대로 두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는 금투세와 함께 의사결정이 필요한 세목이다.
내년부터 가산자산 소득에는 공제액(250만원)을 제외하고 22%의 세율로 과세가 이뤄진다. 2년 유예 끝에 도입되는 것인데, 형평성 문제 등을 두고 가상자산 과세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반대 논리 중 하나가 금투세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연 5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분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투자자에게 물리는 세금이다. 2023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투세는 도입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됐다.
현재로선 별도의 논의가 없다면, 가상자산 과세가 도입되고 금투세는 도입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증권거래세 대신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방향으로 과세체계를 바꿀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금투세 부활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주식 등 금융투자 소득에는 과세하지 않으면서 가상자산 소득만 과세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금투세 과세 체계가 먼저 정리되지 않으면 가상자산 과세도 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속세 역시 이 대통령이 개편 필요성을 거론한 세목이다. 현행 상속세는 일괄공제(5억원)와 배우자공제(최소 5억원)에 따라 대략 10억원을 공제 한도로 본다.
하지만 자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부자 세금'에서 '중산층 세금'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서울만 하더라도 상속세 과세비율이 2010년 2.85%에서 2024년 15.46%까지 올라갔다. 이 대통령은 상속세 공제를 18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하지만 상속세를 완화할 경우 매물이 잠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와 내년 세수 상황이 예상보다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정책 결정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올해 세수가 예상보다 잘 들어온다면 증세보다는 소규모 감면이나 공제 확대 같은 방식으로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여당이 6·3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권력 상당부분을 가져오면서 이재명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이 보다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여당 입장에서 서울 탈환에는 실패했으나 지방 광역단체장 대부분이 여당 출신으로 교체된 만큼 5극3특을 중심으로 한 지방 성장 정책도 탄력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련의 정책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기자들과의 만찬에서 "지방선거 이후 제가 갖고 있는 화두 중 하나가 지방"이라며 "지역 성장을 위한 여러 정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해서 연기시킨 것들이 있었다. 선거가 끝나면 7월부터 본격적으로 5극3특 관련 정책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정부여당은 서울시장을 탈환하는 데 실패했지만 부산, 울산, 인천, 대전, 충북, 충남, 강원 등 대다수 지자체는 여당 단체장으로 교체됐다. 그 만큼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지역 성장 전략을 펼치기 유리해 진 상황이다.
지역 성장 전략의 핵심은 5극3특이다. 이는 전국을 5개 초광역권(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과 3개 특별자치도(제주·강원·전북)로 나눠 각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을 중심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화는 방향이다.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집중 육성해 지역내총생산(GRDP)을 50% 이상 성장시키고 수도권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이 중 산업부는 제조업 인공지능(AI) 전환(M.AX)을 통한 지역 성장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AI를 통해 제조업을 첨단산업으로 전환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수도권을 제외한 4개 권역에는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대규모 AX 연구·실증 거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권역별 테크허브 조성도 추진한다. 테크허브는 미국의 '메뉴팩쳐링USA'처럼 첨단산업 집적지 인근에 산학연 연계거점을 설치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정부 지원도 비수도권에 집중한다. 국민성장펀드 150조원과 벤처투자시장 40조원 중 비수도권 투자 비중을 각각 40% 이상으로 설정하고 지역성장펀드도 조성해 지역 성장엔진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일자리를 살리기 위한 메가특구와 반도체 클러스터 정책도 추진된다. 메가특구에서는 이전의 특구와는 차별화한 최고 수준의 규제특례와 재정·세제·인력·연구개발(R&D) 등을 포함하는 정책지원 패키지 제공으로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한다.
메가특구에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경우 정부가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지급하고 정책금융에서도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R&D 세액공제를 비롯한 각종 세제혜택과 인프라 지원도 추진된다.
국가 핵심산업인 반도체 산단도 지방에 조성할 경우 훨씬 더 많은 혜택이 제공된다. 정부나 지자체가 반도체 산단에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할 때는 비수도권을 우대하고 해외인재 유치를 위한 지원도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인프라 구축 비용이나 국공유지 사용료도 지방에서는 최대 100% 감면될 예정이다.
외국인 투자나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유턴)시에도 지방에 투자할 경우 각종 혜택이 제공된다. 정부는 5극3특 성장엔진과 연계해 외국인 투자 유치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외국인이 지방에 투자하면 수도권에서 먼 투자일수록 지원하는 현금보조율을 늘린다.
유턴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할 때는 △비수도권 투자(지역균형발전도 등) △청년 중심의 고용 창출 △첨단전략기술 △마더팩토리 해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등 산정한다. 비수도권일수록 보조금을 더 많이 지급하는 방향이다.
결과적으로 지역 성장을 통해 국내 산업경쟁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 장관은 "축구에서 이기려면 골을 많이 넣어야 하는데 기존에는 스트라이커(산업)가 반도체 하나 뿐이었다"며 "하반기에는 골을 넣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산업을 2~3개 더 만들어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