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조선·방산 등 주력 산업의 온기가 관련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으로 번지면서 제조업 체감경기가 개선됐다. 지난달 수출 대기업 중심으로 나타났던 회복세가 일부 확산하는 모습이다. 다만 해상 물동량 감소와 높은 운임·물류비 부담에 운수·도소매 등 서비스업은 부진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6년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8.5로 전월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1.2포인트 하락하며 석 달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뒤 한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다음 달 전망 CBSI도 96.5로 전월 조사 때보다 1.3포인트 올랐다.
CBSI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업황·생산·매출·채산성 등 주요 지표를 종합한 지수다. 장기 평균인 100을 웃돌면 기업심리가 낙관적이고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제조업 CBSI는 103.2로 전월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 신규수주와 업황이 각각 0.8포인트, 0.7포인트씩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다음 달 제조업 CBSI 전망도 100.5로 2.3포인트 올라 장기 평균을 웃돌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달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개선 폭이 컸다. 중소기업 CBSI는 95.7에서 97.6으로 1.9포인트 상승했고, 내수기업은 98.0에서 100.0으로 2.0포인트 올랐다.
지난달에는 중소기업과 내수기업 CBSI가 각각 0.5포인트, 0.4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대기업 CBSI는 104.5에서 105.3으로 0.8포인트, 수출기업은 106.4에서 107.5로 1.1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82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올랐고 생산(93), 신규수주(92), 매출(96)도 각각 3포인트, 4포인트, 5포인트 상승했다. 내수판매 BSI는 85에서 93으로 8포인트 뛰었고, 채산성 BSI도 원자재 가격 상승세 완화 등에 힘입어 73에서 79로 6포인트 올랐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조선·방산·반도체 등 전방산업의 업황 호조가 금속가공, 기계·장비, 정밀기기 등 관련 업종으로 이어지면서 중소기업 심리 개선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몇몇 주력 업종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기업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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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조선·방산·반도체 수요 확대의 영향을 받은 기타기계·장비의 업황과 신규수주가 각각 6포인트, 10포인트 상승했다. 데이터센터·해외 건설·반도체 생산 관련 수주가 늘어난 의료·정밀기기는 생산과 신규수주가 각각 9포인트, 14포인트 올랐다. 조선·플랜트 수요 확대와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은 금속가공도 업황과 자금사정이 각각 5포인트, 9포인트 개선됐다.
반면 비제조업 CBSI는 95.2로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자금사정이 전체 지수를 0.5포인트 끌어내렸다. 운수창고업은 석유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해상 물동량이 감소한 데다 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업황과 채산성이 각각 9포인트, 8포인트 떨어졌다. 도소매업 업황도 3포인트 하락했다.
이 팀장은 "운임과 물류비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이란 전쟁 여파가 서비스업, 특히 운수·창고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비제조업체가 꼽은 최대 경영 애로는 내수 부진(18.4%)이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17.8%), 인력난·인건비 상승(13.5%)이 뒤를 이었다. 제조업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21.8%), 불확실한 경제상황(20.6%), 내수 부진(16.4%) 순이었다.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를 종합한 ESI는 97.9로 전월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ESI 순환변동치도 95.9로 0.2포인트 올랐다. 이 팀장은 "아직 장기 평균을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기업과 소비자 심리가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