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철강까지 흔들…연쇄 '노사 갈등'에 정부 중재 부담 커지나

세종=강영훈 기자
2026.06.11 15:53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지난 4월 3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철강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2026.04.03. jtk@newsis.com /사진=김종택

반도체 업계에 이어 철강업계 노조까지 잇따라 파업 수순에 돌입하며 산업계 전반에 노사 갈등이 연쇄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형 사업장의 파업 가능성에 전후방 산업의 연쇄 충격이 우려되면서 이를 막아야 할 정부의 중재 부담도 한층 가중되는 모양새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다.

이날 중노위가 접수한 뒤 10일간의 집중 중재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쥐게 된다.

업계 1위 포스코의 상황도 비슷하다. 포스코 노조는 최근 사측의 협력사 직원 직고용 결정에 따른 내부 갈등 건으로 중노위의 행정지도를 받아 당장의 파업 위기는 넘겼지만 올해 임단협 교섭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철강업계의 노사 갈등은 최근 겪었던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의 파업과는 다른 양상이다.

삼성전자 파업이 실적 회복기에 따른 보상 배분 성격의 갈등이었다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덤핑 유입과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구조적 불황 속에서 벌어지는 강경 투쟁이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사측으로서는 타협의 여지가 좁은 상태다.

대형 사업장의 잇따른 갈등 속에서 중노위의 중재를 위시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는 노사 간 자율 협상 타결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내어줄 재무적 여력이 크지 않은 불황기인 탓에 중노위가 양측이 수용할 만한 실효성 있는 중재안을 내밀기도 몹시 까다로운 상황이다.

철강은 '산업의 쌀'로 불리는 핵심 소재인 만큼, 파업 발생 시 자동차와 조선 등 전후방 산업의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로서는 노사 자율 타결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파업에 대비한 비상 대응책을 염두에 둬야 하는 처지다.

일단 정부는 노사의 자율 교섭을 끝까지 유도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노위 조정 단계는 물론 파업에 가기 직전, 나아가 조정이 중지되더라도 해당 관서를 통해 노사가 계속 교섭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파업 현실화에 대비한 비상 조치 등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상황을 미리 예단해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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