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최저임금 적용범위를 플랫폼 등 도급제 노동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충돌했다. 노동계는 고용노동부 실태 조사에 근거해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 등에게 최저임금을 즉각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경영계는 해당 실태 조사가 친노동계 중심으로 진행돼 객관성을 상실했다며 별도 적용은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에서는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안건을 두고 노사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먼저 발언에 나선 노동계는 노동부 실태 조사 결과와 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며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즉각 적용을 촉구했다. 최임위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라는 사후적 법적 잣대에만 얽매여 시대의 변화와 취약계층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고용노동부 실태 조사 연구 결과에 입각해 충분히 최저임금 적용 확대가 가능하다"며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은 사용 및 경제적 종속성이 매우 높은 직종인 만큼 최저임금법에 따라 즉시 적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류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나치게 법률적 판단에만 갇혀 사후적 기준으로만 해석하려는 것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도급제 노동자들에게 숨통을 틔워주고 노동시장의 왜곡된 저임금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수많은 판례가 도급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위원회는 핑계만 대고 있다"며 "심지어 사용자 위원들이 노동부 연구 용역을 폄하하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영계는 제출된 도급제 근로자 실태 조사 용역 결과의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도급제 논의를 마무리 짓고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보고된 용역 결과는 노동계가 계속 주장하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중심이라 당초 권고 내용과 거리가 있고, 연구 수행 주체나 자료 조사 방법 측면에서 객관성의 한계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류 전무는 "친노동계 연구기관과 양대 노총이 자료를 수거해 수행한 용역은 정부 용역으로서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잃었다"며 "근거 자료 측면에서도 사전적인 별도 적용은 불가능하다. 이제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직면한 한계를 고려해 현행법상 허용된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산업재해가 줄어든다는 주장은 인과관계가 바뀐 것"이라며 "지불 능력이 없는 영세 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무리한 비용을 강제하면 고용이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 본부장은 "도급제 별도 적용에 앞서 선행돼야 할 것은 벼랑 끝에 몰린 영세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생존권 회복"이라며 "본 위원회에서 다뤄야 할 시급한 현안인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을 전향적으로 결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