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 선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변수는 주민 수용성이었다. 원전은 추진 과정에서 지역갈등과 주민 반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지방정부의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규 대형원전 건설을 위한 후보부지로 경북 영덕군이 선정됐다. 소형모듈원자로(SMR) 후보부지는 부산 기장군이 결정됐다.
대형원전에서는 영덕군과 울산 울주군이 경합했으며 SMR에서는 기장군과 경주시가 경쟁했다. 후보부지는 부지 적정성(25점), 환경성(25점), 건설 적합성(25점), 주민 수용성(25점) 등 총 4개 항목에서 100점 만점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후보지 결정의 핵심 변수는 주민 수용성이었다. 영덕군은 총점 91.01점으로 울주군(82.63점)을 제치고 후보지로 선정됐는데 주민 수용성 부문에서 영덕군이 23.74점, 울주군이 19.63점으로 차이를 벌렸다. 다른 평가항목에서는 점수차가 크지 않았다. 영덕군은 원전 유치를 위해 주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하는 등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면서 유치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번 신규 원전 후보지 결정을 가른 주요 변수가 주민 수용성이었던 만큼 향후 추가 원전 확대를 위해서도 선제적인 주민 수용성 제고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원전업계에서는 미래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앞으로 수십기의 원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만큼 원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주민들의 수용성을 높이는 작업도 점차 중요해 질 전망이다.
정부는 미래 전력 수요 전망과 대응 계획을 담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통해 원전의 추가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발표한 12차 전기본 전력수요 전망에서는 11차 전기본 대비 전력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래 부족 전력설비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12차 전기본 전력수요 전망에 따르면 2040년 국내 전력 목표수요는 최대 138.2GW(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11차 전기본에서 전망했던 2038년 목표수요(129.3GW) 대비 약 9GW 증가한 수준이다.
11차 전기본에서는 목표수요에 예비율 등을 반영한 목표설비를 157.8GW로 추산했고 확정설비 147.5GW를 제외한 10.3GW의 부족설비 물량에 대해 추가 전원 구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형원전 2.8GW 등 7.2GW에 대해서는 전원 구성을 확정했지만 3.1GW 부족물량을 어떤 전원으로 할지는 유보한 상태다.
12차 전기본 전력수요가 11차 대비 증가한 만큼 부족설비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2차 전기본에서는 11차에서 결정하지 못한 3.1GW를 포함해 부족설비 물량에 대한 전원 구성을 확정해야 한다.
현 정부의 에너지 기조가 재생에너지에 맞춰져 있지만 기저 전원으로서 원전의 역할을 고려하면 추가 원전 건설 계획도 12차 전기본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2050년 원전 비중 35% 유지를 위해서는 신규 대형원전 20기, 소형모듈원자로(SMR) 12기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학회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12차 전기본에는 추가 대형원전 2~4기와 SMR 2~4기의 착공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