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진전에도 달러 강세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 마감했다. 장중에는 15일 만에 1540원선을 넘어섰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원 오른 1539.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2.4원 오른 1539.4원으로 출발한 뒤 개장 직후 1542.0원까지 치솟았다. 주간 거래 중 환율이 154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8일 이후 15일 만이다. 이후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 등이 유입되면서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전망과 미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강세가 환율을 밀어 올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1선을 유지하고 있다.
엔화 약세도 원화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틀째 달러당 161엔대에서 움직였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통화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대규모 매도도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웠다. 이날 장 마감 무렵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조1203억원, 기관은 약 4조547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해 말 52.33%에서 지난 22일 기준 47.52%로 떨어졌다. 2013년 8월22일 47.49% 이후 12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진전과 국제유가 하락은 환율 상단을 제한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다시 자국으로 초청하는 데 동의했다며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의 영구 종식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란과 IAEA의 협력이 안전조치협정에 따른 의무와 기존 틀 안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달러 강세와 달러 실수요 매수세는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베팅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이 원화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이어지는 한 주요국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는 흐름에서 원화도 자유롭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수입업체 결제 등 달러 실수요도 여전히 달러 매수를 자극하며 환율 상승폭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