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토론회를 앞두고 제시한 보유세 개편의 쟁점은 '누구에게 얼마나 어떻게 더 걷느냐'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에는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 투기용 부동산과 부동산 과세 기준점 등 대한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이 대통령은 더 걷은 보유세를 어디에 쓸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공론화 주제로 올렸다. 목적세가 아닌 보유세의 용도를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조세저항이 클 수밖에 없는 보유세 강화 카드에 대한 반발을 줄이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1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오는 16일 부동산 세제를 중심으로 부동산 토론회를 개최한다. 부동산 공급 정책(14일), 금융 정책(15일)에 이은 토론회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이를 총괄하는 부동산 토론회를 직접 주재한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부동산 세제 토론회의 쟁점은 △적정 보유세 △실거주용 1주택과 비거주용 또는 다주택의 차등 여부 및 적정 폭 △초고가 실거주 주택 별도 처리 여부 △초고가 주택의 기준 △보유세·거래세 관계 △보유세수 용도 등이다.
①적정 보유세
적정 보유세는 과세 대상이 포괄적인 재산세보다 한정적인 종부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주택분 종부세는 공시가격에서 9억원(1주택자는 12억원)을 공제한 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출하고, 과세표준에 따라 세율을 적용한다. 종부세 세율은 2주택자 이하 0.5~2.7%, 3주택자 이상 0.5~5.0%다.
종부세를 올리는 게 적정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거나 정부의 의지가 있다면, 방법은 여러 가지다. 공제액을 낮추거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면 된다. 세율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과거 정부도 이런 다양한 정책 조합으로 종부세를 완화하거나 강화했다.
입법 없이 정부 시행령으로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다. 현행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다. 문재인 정부 때는 최대 95%에 이른 적도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만 올려도 종부세로 내야 할 세금은 늘어난다. 이와 별개로 과표 구간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②실거주용 1주택과 비거주용 또는 다주택의 차등 여부
이 대통령이 그동안 내놓은 메시지를 종합하면 실거주용 1주택자와 비거주용 또는 다주택자에 대한 차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카드 중 하나는 부동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이다.
현행 장특공제는 1주택자에게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최대 40%의 공제율을 적용한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보유 기간에 힘을 빼고 거주 기간에 초점을 맞춘 개편 가능성이 거론된다. 비조정 지역에서는 다주택자도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30%의 장특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역시 쟁점 중 하나다.
③초고가 실거주 주택 별도 처리 여부 및 초고가 주택의 기준
현행 종부세 제도의 맹점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이 초고가 1주택에 대한 과세 형평성 문제다. 종부세는 3주택 이상에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데, 이에 따라 가령 30억원짜리 1채를 가진 사람이 10억원까지 3채를 가진 사람보다 종부세를 덜 내는 구조다. 일각에선 주택수가 아니라 집값을 기준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④보유세·거래세 관계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은 큰 이견이 없는 정책 방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부동산 보유세 부담은 낮고 양도세 (부담은) 크다 보니 '락킹 이펙트'(locking effect·매물 잠김 효과)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보유세와 거래세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⑤보유세수 용도
이 대통령이 보유세수의 용도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세금은 보통세와 목적세로 나뉜다. 교육세와 교통·에너지·환경세, 농어촌특별세처럼 용도가 법으로 정해진 세금은 목적세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세금은 일반 재원으로 편성되는 보통세다. 보유세도 보통세다.
따라서 현행 제도에서는 보유세수를 특정 사업이나 정책에 법적으로 귀속시킬 수는 없다. 다만 정부가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보유세 확대로 확보된 재정 여력을 주거복지나 무주택자 지원 등 특정 분야에 우선 배분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대통령이 보유세수의 용도를 함께 언급한 것도 이런 정책적 의지를 미리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보유세를 단순히 더 걷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재원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까지 함께 설명해 국민적 공감대를 얻겠다는 취지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