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설명회·연구용역 등 지원
공론화 과정서 리스크 최소화
日도 초기단계서 유인책 활용
최종 부지 특별지원금도 관심
정부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하 방폐장) 공모에 참여하는 지자체에 수십억 원대 착수금 지급을 검토하는 것은 주민설득과 공론화 비용부담 때문이다. 방폐장은 후보지 조사와 주민의견 수렴에 수년이 걸리는 만큼 공모에 참여하는 지자체도 상당한 비용과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
12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공모에 참여한 지자체는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연구용역 등을 추진해야 한다. 후보지 조사부터 주민의견 수렴, 각종 검증절차까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공모단계부터 적지 않은 행정·재정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최종 부지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관련 비용은 그대로 남는다.
특히 방폐장과 같은 기피시설은 주민 반발과 갈등 관리가 핵심변수다. 부지유치 논의만으로도 지역사회에서 찬반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 지자체장에게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원전업계 안팎에서 공모참여 단계부터 일정 수준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온 이유다.

정부가 착수금 지급을 검토하는 것도 이같은 초기부담을 덜어 공모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착수금은 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공모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별지원금이 최종 선정지역에 대한 보상 성격이라면 착수금은 공모참여 자체에 따른 비용지원 성격이 강하다. 최종 부지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지급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업계 안팎에서 착수금을 '입장료'에 비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가 공모참여 유인책 마련에 나선 배경에는 사용후 핵연료 저장공간 확보의 시급성도 있다. 현재 원전 내 저장시설은 2030~2034년에 순차적으로 포화가 예상되지만 정부는 2027년에야 고준위 방폐장 부지공모를 시작할 계획이다. 부지선정부터 주민의견 수렴, 각종 조사절차에 수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을 지연할 여유가 많지 않은 셈이다. 정부가 공모 초기부터 착수금 지급을 검토하는 것도 참여 문턱을 낮춰 후보지 확보와 부지선정 절차에 속도를 내기 위한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도 후보지 확보를 위한 유인책이 활용된다. 일본은 고준위 방폐장 후보지 선정을 위해 문헌조사 단계부터 지방자치단체에 100억원대 교부금을 지급해왔다. 공론화 과정이 장기간 이어지는 만큼 초기단계부터 재정을 지원해 후보지 발굴과 부지선정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한다.
공모단계부터 수십억 원 규모의 지원이 검토되면서 최종 부지선정 이후 제공될 특별지원금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2005년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 당시에는 특별지원금 3000억원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이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사용후 핵연료를 영구처분하는 고준위 방폐장의 특성상 지원규모가 중저준위 방폐장 선정 때보다 클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