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공공기관이 아니다"…한농연, 농협중앙회 이전론에 '농업인 의견부터'

세종=정혁수 기자
2026.07.16 18:12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달 29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모습.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농협중앙회가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자 농업계가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농협중앙회가 공공기관이 아닌 농업인 협동조합인 만큼, 본부 이전 여부는 정부 정책만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농업인 조합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농협중앙회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상 공공기관이 아니라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농업인 협동조합의 연합체"라며 "본부 이전과 같은 중대한 사안을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라는 잣대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7~8월 중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기본 방향을 발표하고, 9월쯤 세부 이전 대상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협중앙회가 이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농협 구성원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농연은 농협중앙회가 특정 지역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 전국 200만 농업인과 농업·농촌을 지원하는 전국 단위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 전국 17개 시·도에 지역본부를 두고 현장과 긴밀하게 연계하고 있는 만큼, 본부 이전은 업무 효율성과 지역 접근성, 조직 운영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농연

특히 정부가 최근 농협중앙회장 선거 직선제 도입과 감사위원회 별도 법인화 등 농협 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농업인들과의 불통 문제도 지적됐다.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본부 이전까지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현장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농연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 문제도 지적했다. 정부는 조합원의 참정권 확대를 이유로 중앙회장 직선제를 추진하면서도, 정작 농협의 미래를 좌우할 본부 이전 문제에서는 조합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토연구원과 KDI, 국회예산정책처 등의 연구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한계로 △행정 효율성 저하 △이전 비용 증가 △지역경제 파급효과의 제한 △인력 확보와 정주율 저하 △지역 간 형평성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상황에서 농협중앙회 이전 역시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흥식 회장은 "정부가 농협중앙회를 이전 대상에 포함할 경우 발표 이전에 농업과 농업인에게 미칠 사회·경제적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공개하고, 이후 농업인 조합원과 농협 구성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