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을 확대하는 가운데 주4일제를 시범 운영 중인 세브란스병원에서 신규 간호사 사직률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등 근무환경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6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해 주4일제 시범 운영 병동을 둘러보고 병원 노사 및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방문은 의료 현장의 실노동시간 단축과 야간노동자 건강 보호,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브란스병원 노사는 2022년 단체협약을 통해 주4일제 시범 운영에 합의한 뒤 2023년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다.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 32시간(주4일) 근무를 6개월 단위 순환 방식으로 운영하며 기존 급여의 90%를 지급하고 있다. 현재는 세브란스·강남세브란스·용인세브란스병원 등 총 6개 병동으로 확대됐다.
시범 운영 결과 인력 이탈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3년 미만 신입·주니어 간호사의 사직률은 도입 전 19.5%에서 도입 후 7.0%로 12.5%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비교 병동 감소폭(4.0%포인트)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근무 여건도 개선됐다. 육체적 소진도는 100점 만점 기준 79.7점에서 40.1점으로 낮아졌고, 아파도 출근하는 비율은 86.4%에서 55.2%로 감소했다. 평균 병가 사용일 수는 3.05일에서 2.2일로 줄었다.
일·생활 균형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졌다. '여가시간이 충분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5%에서 44.1%로 증가했고, 직장생활 만족도는 50.2점에서 60.3점으로 상승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병원 측은 대체인력 투입에 따른 추가 인건비 부담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과 가산 수가 신설 등을 건의했다. 병원 측은 주4일제가 간호인력의 장기근속과 건강권 보호에 기여하고 있지만 병원 자체 재원만으로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같은 현장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워라밸+4.5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노사 합의로 주4.5일제 등 실노동시간을 단축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기존 근로자 1인당 월 20만~60만원을 지원하고, 근로시간 단축 이후 신규 채용을 한 기업에는 신규 채용자 1인당 월 60만~8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6월 말 기준 참여 기업은 224곳으로 당초 목표치(220곳)를 조기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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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의료서비스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인 만큼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브란스병원의 사례는 노사 협력을 바탕으로 실노동시간을 줄이면서도 의료서비스의 질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업장 여건에 맞는 자율적 노동시간 단축 모델이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