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계란값 안정을 위해 수입란 약 2억개 확보에 속도를 낸다. 기존 입찰 방식에 더해 미국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의 현지 공급망까지 활용하기로 하면서다. 코스트코는 미국산 계란 3800만개를 직접 수입하고, 정부는 이를 정부 공급망을 통해 대형마트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미국산 계란 약 3800만개를 자체 수입해 다음달 10일까지 순차적으로 국내에 반입할 예정이다. 일부 물량은 이미 국내에 도착해 검역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물량은 정부가 계란 수급 안정을 위해 추진 중인 수입란 공급 계획에 포함된 물량이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치솟는 계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8월 말까지 신선란 2억개가량을 추가 수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물량을 단기간에 들여와야 했지만 기존 입찰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동안 정부 수입란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입찰로 선정한 수입업체가 해외 공급처와 계약을 맺어 조달해왔다. 그러나 계란은 상시 수입 품목이 아니어서 참여 가능한 업체가 많지 않았고, 단기간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이에 정부는 코스트코와 협력해 미국 현지 공급망을 활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수입란 조달에 민간 대형 유통사의 자체 공급망을 활용한 첫 사례로, 코스트코 역시 미국산 계란을 대량 직수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트코가 들여오는 물량 가운데 약 30% 이내는 자체 매장에서 판매한다. 나머지는 정부 공급망을 통해 이마트·롯데마트·GS리테일 등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 공급된다. 이번 주 중 코스트코를 비롯한 대형마트에서 순차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며, 판매가격은 30구 기준 4000원 후반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수입란 공급이 계란값 안정에 일정 부분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16일 하반기 주요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수입 계란이 시중에 풀리면 계란값이 떨어지느냐"고 묻자 "상당히 효과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수입 계란이 적재적소에 공급되면서 가격을 낮추는 메뚜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계란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 들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기준 특란(XL) 30구 소비자 가격은 7345원으로, 전주 일평균 대비 2.9% 떨어졌다.
공급 여건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정보에 따르면 이달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4900만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지만 생산량 감소폭은 전월(-3.3%)보다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7월 특란(XL) 산지가격은 10개당 2100원 수준으로 전월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식품부는 국내 계란 생산량 회복과 가격 흐름을 살펴 수입란 공급 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계획이다. 코스트코를 통한 추가 직수입 여부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존 입찰 방식은 유지하면서 직수입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병행해 보다 신속하게 물량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국내 계란 수급이 안정되면 공급 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코스트코를 통한 추가 직수입 여부도 시장 상황을 보면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