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연 3%대 성장' 가시권… 금리인상 명분도 커졌다

최민경 기자
2026.07.24 04:00

2분기 GDP 깜짝 성장
하반기 소폭 둔화해도 무난, 중동戰 부정 영향도 제한적
실질GDI 전년比 15.6% 큰폭↑… 7월 소비자물가 촉각

올해 한국 경제의 3%대 성장이 기정사실화됐다. 상반기 성장률이 3.8%에 달하면서 하반기 경제가 소폭 역성장하더라도 연간 3%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반도체 수출호황이 성장을 이끈 가운데 민간소비 등 내수까지 회복되면서 성장의 저변도 넓어졌다는 평가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상반기 성장세가 예상보다 워낙 강했기 때문에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전기 대비 -0.1%를 기록하더라도 올해 연간 3% 성장이 가능하다"며 "연간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하면 2021년 4.7% 이후 5년 만에 3%대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성장률이 전망치를 크게 웃돈 배경에는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 경기호조가 한은의 예상보다 강했고 수출뿐 아니라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중심으로 설비투자도 늘었다.

이 국장은 "민간소비는 전망과 거의 부합했지만 차이가 난 부분은 수출과 설비투자"라며 "반도체 경기 호조세가 예상보다 강했고 이에 따른 설비투자 활동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가 여전히 성장을 주도했지만 2분기엔 내수도 힘을 보탰다.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0.6% 가운데 내수와 순수출의 기여도는 각각 0.3%포인트로 같았다.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면서 0.4% 증가했다.

국내총생산 성장률 및 성장기여도/그래픽=이지혜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과 국내관광 활성화 정책도 소비를 뒷받침했다. 삼성전자의 상품권 환급행사로 가전에서만 최소 3조원대 소비가 이뤄졌고 2분기까지 이어진 주가상승으로 소비심리도 개선됐다. 백화점 의류·가방과 음식·숙박·여행 관련 지출이 함께 늘었다.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도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 나프타 수급 안정화와 비축유 스와프, 원유 수입선 다변화 등 정부와 기업의 대응이 생산차질을 완충했다. 원유 수입물량 감소율은 전년 동기 대비 4월 -35%에서 5월 -20%, 6월 -7%로 빠르게 축소됐다.

이 국장은 중동지역의 해협 봉쇄가 심화하면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면서도 "원유도입이 완전히 중단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반도체 수출이 에너지 수입을 압도하고 있다"며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어질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중동전쟁으로 원유 등 수입품 가격이 올랐는데도 반도체 수출가격이 더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실질구매력도 크게 늘었다. 2분기 실질GDI(국내총소득)도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1988년 1분기 이후 38년3개월 만의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2분기 GDI가 1분기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의 명분도 커졌다. 앞서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2분기 GDP와 GDI를 통화정책의 핵심 판단지표라고 지목했다. 신 총재는 "GDI가 GDP보다 훨씬 더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소득개선이 아주 강하게 현실화하면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다음달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올리는 '백투백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8월 금리인상을 예단하기는 이르다. 한은은 다음달 4일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 가운데 근원물가와 생활물가를 확인한 뒤 원/달러 환율과 수도권 주택가격, 가계대출 흐름까지 종합해 인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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