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5조 과징금?…공정위, '국고채 담합' 결론 낸다

세종=박광범 기자
2026.08.06 16:10
국고채 전문딜러(PD) 담합 제재 개요/그래픽=김현정

공정거래위원회가 15개 국고채 전문딜러(PD)사에 위법성, 조치 의견 등이 담긴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보낸 건 지난해 3월이다. 심사보고서 송부 이후 1년 5개월이 지나서야 국고채 담합 건이 공정위 심판대에 오르는 건 그만큼 이 사건을 둘러싼 쟁점이 복잡함을 보여준다.

실제 공정위 심사보고서 분량은 1만2000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피심인들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연장 요청을 포함해 약 6개월의 의견제출 기간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 결과, 공정위는 PD사들이 국고채 입찰을 앞두고 금리와 가격, 입찰 물량 등 정보를 공유하고 특정 수준에 금리가 형성되도록 담합을 했다고 판단했다. 투찰금리와 관련해 관행적 소통으로 볼 수 없는 구체적이고 빈번한 담합과 정보교환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국고채는 채권 중 가장 거래가 활발하고 시장금리를 민감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시중 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주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대부분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된다.

재정경제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특정 사업자에 국고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전문 딜러 자격을 부여한다. 이들은 국고채 발행 시장에서 인수 등에 우선적 권리를 부여받는 대신 유통 시장에서 매수·매도 호가를 상시 제시해 거래를 원활하게 하는 시장조성자로서의 의무가 부여된다.

공정위 심사관은 심사보고서에 담합 대상이 된 국고채 낙찰금액인 약 76조2000억원을 관련매출액으로 산정했다. 또 이들의 담합 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했다. 과징금 고시 등에 따르면 담합 사건의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는 관련매출액의 '10.5~20%'의 부과기준율이 적용된다. 원칙적으로는 최대 15조원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한 셈이다.

다만 공정위 심사관 측은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중에서도 하위 평가구간인 '10.5~15%'의 부과기준율을 심사보고서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 약 8조~11조원대 과징금 부과를 예상하는 이유다.

공정위는 신중한 입장이다. 심사보고서가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진 않아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언론에 보도된 (과징금 예상) 숫자는 추정을 토대로 한 것"이라며 "구체적 조치 수준은 전원회의 심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며, 심의 과정에서 시장 상황과 파급 효과, 피심인 재무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업계 우려는 여전하다. 전원회의 과정에서 과징금 수준이 낮아진다해도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 가능성이 커서다. 현재까지 공정위가 부과한 역대 최대 과징금은 퀄컴 사건의 1조311억원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관련매출액 산정이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낙찰금액이 아닌 실제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관련매출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고채 담합은 구매담합행위로, 낙찰금액을 기준으로 관련매출액을 산정하는 게 법령상 원칙"이라면서도 "최종판단은 위원회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제재가 국가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지난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에서 향후 국고채 발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단 우려다. 결과적으로 한국 금융시장의 대외신인도가 하락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 재경부는 국고채 시장에서의 PD 제도의 중요성과 제재가 국고채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단 우려를 공정위에 전달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재에 따른 대외신인도 하락 등 우려를) 위원회에서 고려할 순 있다"면서도 "(이번 제재는) 시장의 반칙 행위를 바로 잡는 것이어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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