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1410원대 환율…반도체·엔화·美CPI에 쏠린 눈

최민경 기자
2026.08.12 16:4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33.51포인트(3.68%) 오른 6759.04에 마감한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코스닥지수는 1.07포인트(0.12%) 오른 858.91,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종가기준 0.3원 내린 1415.7원에 마무리 했다. 2026.08.12. 20

원/달러 환율이 주간거래 종가 기준 나흘째 1410원대에 머물며 이틀 연속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달러 매도 물량이 꾸준히 유입되고 외국인도 국내 증시에서 이틀째 순매수했지만 달러 수요와 중동발 불확실성이 맞서면서 환율 하락 폭은 제한됐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원 내린 1415.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2일 140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지난 7일부터 4거래일 연속 1410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날도 1412.5원으로 하락 출발했지만 1410원선 아래로 내려가지는 못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을 이끈 것은 역내 달러 공급이다. 반도체 업종의 호실적에 따른 원화 환전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업체 네고와 기업 외화자금 등이 시장에 꾸준히 유입되면서 환율 상단을 누르고 있다.

증시에서도 원화 강세 재료가 쏟아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8% 급등한 6579.0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조8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통상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는 원화 환전 수요를 동반해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이 3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였는데도 원/달러 환율 하락 폭은 0.3원에 그쳤다.

환율이 최근 단기간에 큰 폭으로 내려오면서 수입업체 결제와 거주자의 해외주식 투자 등을 위한 저가 달러 매수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엔화 약세 등 대외 여건도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국제유가가 재차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와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해 원/달러 환율을 밀어 올릴 수 있다.

엔화 움직임도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가를 요인으로 꼽힌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159엔대로 올라서며 지난주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155엔대까지 떨어졌던 낙폭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시장에서는 엔/달러가 다시 160엔선에 근접할 경우 일본 당국이 추가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시장의 관심사다. 근원 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날 경우 9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커지면서 달러 강세와 원/달러 환율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CPI가 예상에 부합하거나 예상보다 낮다면 최근 미국 고용 부진과 맞물려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7월 에너지 가격이 반등했던 만큼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올 경우의 수를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이미 일정 부분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컨센서스에 반영된 만큼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마무리될 경우 지난주 고용 충격처럼 약달러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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