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최대 전력수요가 현재보다 70% 늘어난 165GW(기가와트)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4개월 전 분석한 전망치보다 20% 가량 상향된 수치다.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신규 전력수요가 추가되면서 최대 전력수요도 급격히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위한 제5차 대국민 정책토론회'에서 12차 전기본 계획기간인 2040년 전력수요 전망치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 4월 열린 토론회에서는 2040년 전력수요를 기준 시나리오 131.8GW, 상향 시나리오 138.2GW로 전망했으나 이후 3대 메가프로젝트가 발표되면서 이에 필요한 신규 전력수요를 전망치에 새로 반영했다.
총괄위는 재전망을 통해 2040년 최대전력수요를 158.4(기준)~165GW(상향)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20% 가량 상향된 수준이다. 지난해 최대 전력수요(95.9GW) 대비로는 70%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최대전력수요는 △경제성장률 등을 반영한 모형수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수요 △AI 데이터센터 수요 △전기화 수요 등을 합산해 산정한다.
모형수요 전망치는 2040년 125.8~132.5GW로 당초 전망(124.8~131.2GW) 대비 소폭 상향됐는데 모형수요에 반영되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영향이다.
전망수요가 대폭 확대된 부문은 첨단산업과 AI 데이터센터다.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르면 호남권에는 신규 반도체 공장 4개가 들어서고 전국에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가 지어질 예정이다.
이번 재전망에서 첨단산업 수요는 24.3~24.6GW(순증분 기준)로 예상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준공과 호남 반도체 산단 수요가 추가 반영되면서 기존 전망치(3.7~4GW) 대비 대폭 상향됐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역시 기존(4GW) 대비 확대된 11.9GW로 예상됐다. 전기화 수요 전망은 기존 전망치와 유사한 17~17.7GW다.
발표를 맡은 최용옥 중앙대 교수는 "첨단산업 수요는 기업 투자계획, 미래 투자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2040년 기준 36.8GW를 12차 수요에 우선 반영하고 중장기 수요는 차기 계획에 반영을 검토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1단계 목표(10.8GW)를 우선 검토하고 2단계 목표(10GW)는 차기 전기본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 등으로 인해 미래 전력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저 전원으로서 신규 원전 건설 논의도 탄력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2040년 전력수요 전망이 12차 전기본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발전설비도 대폭 증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1차 전기본에서는 2038년 최대전력수요는 129.3GW로 예상됐으며 예비율 22%를 적용해 목표설비로 157.8GW가 산출됐다. 2038년까지 예정된 원전, 화력, 재생 등 전력설비는 147.5GW로 목표설비에서 이를 차감하면 10.3GW의 전력설비가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040년 목표설비는 201.3GW(예비율 22% 적용)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38년 계획된 설비는 147.5GW에 불과해 목표설비를 충족하기 위해선 50GW 이상의 전력설비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대형 원전 약 35기(1기당 1.4GW 기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현재보다 3배 늘린 100GW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재생에너지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날 오전에 진행된 4차 토론회에서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연구본부장은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해도 발전량은 약 150TWh(테라와트시)로 메가프로젝트 추가수요(약 260 TWh)를 충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간헐성 문제가 있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후 추가적인 토론회와 공론화 과정을 통해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우리 사회가 원전을 더 지어야 할지에 대한 토론도 필요하고 그에 따른 전력망 체계나 유연성 자원 등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부분들을 전문가, 국민들과 함께 토론해 그 내용을 12차 전기본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