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0원대 찍더니 다시 아래로…추석 뒤 환율 가를 '달러·엔·네고'

최민경 기자
2026.09.27 08:00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서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 2026.9.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추가 긴축 가능성 등에 50원 가까이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방향을 틀었다. 지난 21일 장중 최고 1387.9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국제유가 하락 등에 밀려 하루 만에 장중 1350원대로 떨어졌다.

급등 뒤 급락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추석 연휴 이후 환율 방향에 쏠린다.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따른 달러 흐름과 일본 엔화의 향방, 연휴 전후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이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아직 살아있는 강달러…美 추가 긴축 가능성은

연휴 이후 시장이 주목하는 변수는 달러다. 연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점도표에서도 FOMC 위원 18명 가운데 16명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 경기와 물가, 연준의 추가 긴축 기대에 최근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최근 달러 강세가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선 최근 미국의 고용과 소비 지표가 실제 경기 상황보다 다소 좋게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앞으로 미국 경기 둔화가 확인되면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면서 달러 강세도 누그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 상승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밀어 올리는 현상이 크지 않을 경우 연준이 10월에도 금리를 연달아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9월 금리 인상의 영향을 지켜보며 한 차례 쉬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 올렸는데 약해진 엔화…日 개입 여부도 변수

엔화도 무시할 수 없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18일 정책금리를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 올렸다.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 이후 엔화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금리 결정 과정에서 반대표가 나온 데다 향후 긴축 속도가 시장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여전히 큰 만큼 엔 캐리 거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엔화가 더 약해질 경우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 당국은 최근 시장 참가자들에게 환율 수준을 묻는 '레이트 체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이어지고 있다.

엔화 움직임은 원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장에선 이달 초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까지 내려가는 과정에서 BOJ 금리 인상 기대에 따른 엔화 강세가 영향을 줬고, 이후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BOJ 결정으로 엔화가 약해지자 원/달러 환율도 다시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환율 돌려세운 네고…대규모 무역흑자도 달러 공급 재료

국내 달러 수급은 환율을 가장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변수다. 최근 환율을 다시 끌어내린 것도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었다. 환율이 1380원대까지 올라오자 수출기업들이 보유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물량이 늘었다. 여기에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와 미국 기술주 강세에 따른 위험선호 회복, 국제유가 하락이 겹치면서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대규모 무역흑자도 달러 공급을 늘리는 요인이다. 8월 무역수지는 347억5000만달러 흑자로 3개월 연속 300억달러를 웃돌았다. 9월 들어서도 20일까지 229억66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7월 경상수지 역시 420억8000만달러 흑자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신한투자증권은 9월에도 무역흑자가 3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업체의 네고 대기 물량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강달러 압력이 약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의 하락 흐름이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국민연금의 환헤지 축소와 고유가는 환율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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