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째 일괄공제 5억, 상식 밖 산식

윤영석 기자, 정현수 기자, 유재희 기자, 박광범 기자, 최민경 기자, 김온유 기자
2026.10.06 03:40

개별공제액 올라도 요지부동
30년전 산식대로라면 7.6억
국회, 과세 현실화 방안 발의

상속세 공제 개편 현황/그래픽=윤선정

물가가 오르고 자산가치도 뛰었지만 일부 세금의 문턱은 수십 년 동안 제자리다. 정부가 제도를 도입할 당시 기준을 지키지 않은 사례도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사회·경제적 여건변화에 따른 과세기준 및 벌금형·행정질서벌 등 제재기준의 현실화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했다.

결의안은 장기간 동결된 과세기준을 현실화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양도소득세 기본공제(30년 동결) △상속세 기초·일괄·배우자공제(29년 동결) △근로자 보장성 보험료 세액공제(24년 동결) △직계존비속 증여재산 공제(10년 동결) 등이 대상이다.

문제는 정부가 각종 공제를 장기간 손보지 않은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세제는 도입 당시 공제액을 정할 때 적용한 산식과 현재의 공제액 사이에 괴리가 생겼다.

가령 현재 5억원으로 상속세 계산과정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일괄공제는 1996년 세법개정으로 1997년에 도입됐다. 단순히 5억원으로 정한 게 아니다. 기초공제 2억원에 자녀공제와 미성년자공제, 장애인공제 등을 합산한 금액이었다. 이후 개별 공제액은 시대변화에 맞춰 인상됐지만 이들을 토대로 정한 일괄공제는 그대로다. 제도를 구성하는 각각의 부품은 바뀌었는데 이를 묶어놓은 기준은 30년 가까이 멈춰 있는 셈이다. 30년 전 산식대로라면 일괄공제는 7억6000만원에 이른다.

2007년 세법개정으로 2008년부터 적용한 근로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은 당시 5년 후 다시 조정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했다. 하지만 과세표준은 이후 고소득 구간을 세분화하고 저소득 구간을 일부 개편했을 뿐 큰 틀은 장기간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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