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특례, 시행령 등 다양한 대안 검토…정부 "사회적대화 우선"

세종=강영훈 기자, 김사무엘 기자, 정경훈 기자
2026.10.27 15:35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이 현행 제도 보완까지 주문한 가운데 반도체 등 첨단산업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제 특례와 관련해 시행령 수정과 특별연장근로 인가 절차 개선, 별도 입법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현재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가능하면 이를 통해 해법을 찾겠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규제합리화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반도체 업계의 핵심 R&D 인력 근로시간 특례 입법 요구에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도 논의하라고 주문했다. 사전 인가 절차가 불편하다는 업계의 지적에 포괄적으로 미리 인가하거나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단, 초과근로 할증임금 지급과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한 근로시간 한계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제도 보완은 별도 입법 없이 업계의 애로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거론된다. 반도체 R&D 인력은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특별연장근로를 인가받을 수 있다. 다만 사안별 인가 방식인 만큼 업계가 요구하는 법 개정을 통한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와는 차이가 있다. 시행령 등 절차 개선만으로 업계의 근로시간 유연화 수요를 얼마나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한 확실한 노동 특례 보장이 필요하다는게 업계 등의 입장이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 등을 두고 논란이 나오자 구체적인 방안은 미리 정해두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무조정실·고용노동부·산업통상부는 이날 합동 보도설명자료에서 "노동특례의 도입 여부나 구체적인 방식·내용을 미리 정해놓고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사회적 대화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지 않고, 경영계의 애로와 노동계의 우려를 함께 고려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부처별 강조점에는 차이가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메가특구법에 노동 관련 예외 조항들이 반드시 포함돼서 갔으면 하는 게 저희들 바람"이라고 말했다. 첨단산업 투자 유치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특례 조항을 법안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반드시 사회적 대화를 성사시켜야 된다"고 말했다. 노사정 협의를 통한 해법 마련을 강조한 것이다. 김 장관은 그러나 "국가의 명운이 걸린 메가프로젝트가 반드시 성공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덧붙였다.

노사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는 지난 9월18일 차관급 사전준비회의 이후 실장급 실무협의체를 다섯 차례 열었다. 한국노총·민주노총·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와 관계부처가 참여하고 있다.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과 노동조건 악화를 우려하는 반면, 산업계는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현행 제도 보완과 별도 특례 입법 가운데 어떤 방안을 택할지, 근로시간 유연화 범위와 건강권 보호 장치를 어떻게 설계할지다. 특례 조항의 법안 반영 필요성을 강조하는 산업부와 사회적 합의를 우선하는 노동부가 접점을 찾고, 노사정이 이견을 좁혀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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