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 없는 자들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의 미니 3집 ‘Caligo Pt.1’이 발매 24시간 만에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1,100만 스트리밍을 돌파하는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그룹 세븐틴의 미니 10집 ‘FML’(2023.4)의 972만 회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다시 말해, 플레이브는 멜론에서 발매된 전체 앨범 중 ‘일일 스코어 최고 스트리밍 횟수’를 보유한 아티스트다.
플레이브는 앞서 전체 발매 곡 기준으로 누적 스트리밍 10억을 달성해 멜론의 전당 ‘빌리언스 클럽’에 최단기로 입성하기도 했다. 이로써 이들은 ‘최단기 빌리언스 클럽 입성’과 ‘최고 스트리밍 밀리언스 앨범’ 기록을 동시에 보유한 유일무이한 존재가 됐다.
2023년 3월 데뷔한 플레이브는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으로 구성된 5인조 남성 그룹이다. 플레이브의 성공에 유독 많은 이들이 집중하는 건 이들의 존재가 버추얼(가상)이라서다. 버추얼 아이돌 자체로는 이제 특별한 점이라고는 볼 수 없다. 다만 플레이브는 기존 버추얼 그룹과는 명확히 구분된다. 이들의 성공은 단순한 가상 캐릭터의 환상적 매력이 아니라, 살결에 닿는 소통 방식에서 비롯됐다.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이들을 실제로 만질 수는 없지만, 자아는 실재한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뒤에 진짜 사람이 있다. (애니메이션 뒤로 존재하는 실제) 멤버들이 작곡, 작사, 안무, 프로듀싱까지 참여한 자체 제작 아이돌이라는 점은 버추얼 그룹의 한계를 넘어서는 특별한 요소다. 이는 플레이브에게 허울이 아닌 실존의 진정성을 심으며 충성도 높은 팬덤을 형성하는데 기여했다.
이를 받쳐준 기술력도 인기 가열에 기름을 부었다. 고도화된 3D 애니메이션 기술과 실감나는 퍼포먼스를 결합하면서 시청각적 만족감을 극대화했고,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었다. 여기에 AI 기반 모션 캡처 기술(사람의 동작을 녹화해 이를 후가공해 실제에 가깝게 구현)과 고급 그래픽을 더해 리얼리티를 구현했다. 때문에 플레이브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 팬미팅, 음악방송 등을 통해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가상이라는 한계를 극복했다. 이로 인해 팬들은 이들을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아티스트로 인식하게 됐다.
플레이브는 가상이라는 한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다. ‘불쾌한 골짜기’를 해소한 적절한 실제와의 융화는 대중의 거부감을 줄이고 친근감을 불어넣었다. 당연히 이들의 노래는 진짜 사람이 부른 것이기에 더 귀에 감긴다. 이번 활동곡 ‘Dash’는 강렬한 록 장르인데, 날카로운 묵직함이 왜 멜론 실시간 TOP 100 1위를 할 수 있었는지 수긍하게 된다.
살갗은 없지만 자아는 있는 플레이브의 센세이션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