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마흔, 18년차 베테랑 배우 이준혁이 늦깎이 로맨스 라이징스타로 전성기를 맞았다. 이준혁 주연으로 절정의 인기를 끌고 있는 SBS 금토극 ‘나의 완벽한 비서’(극본 지은, 연출 함준호)의 유은호(이준혁) 실장이 회사라는 조직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는 훌륭한 인재상이듯,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활동한 끝에 마침내 화려하게 만개한 이준혁 역시 스크린과 안방극장에서 두 팔 벌려 환영하지 않을 수 없는 대세 배우가 됐다.
안방극장에서 여심을 사로잡은 실장님의 로맨스야 그동안에도 많았지만, 이번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린 이준혁의 유은호는 조금 더 특별하다. 재벌 2세나 남다른 배경의 금수저가 아니라 자기 실력으로 차근차근 올라선 유은호 실장은 어쩐지 이준혁의 연기 인생과도 닮은 듯해 더욱 몰입감을 높이며 팬들을 환호하게 한다. 그런 유은호가 14일이면 드라마 종영으로 시청자들에게 작별을 고한다니, 팬들은 유은호의 1회사 1보급이 시급한 심정이다.
유은호는 대기업 인재개발팀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꼼꼼한 프로일잘러다. 육아휴직으로 상사에게 미운털이 박혀 급기야 누명을 쓴 채 징계해고 당하는 일만 없었더라면 오래도록 한 회사에 몸담았을 천생 직장인 DNA를 장착했다. 단단하면서도 다정하고, 사려 깊게 주위를 둘러볼 줄 아는 게 유은호의 가장 큰 강점이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두루두루 관계도 좋고, 만찢남처럼 잘생긴 외모와 딱 떨어지는 슈트핏까지 더한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그런 유은호와 사내연애를 한다면?! 상상만으로도 심장이 간질간질해진다. ‘나의 완벽한 비서’는 시청자들의 이같은 오피스 로맨스의 판타지를 완벽하게 구현해내고 있다. 일‘만’ 잘하던 피플즈 강지윤(한지민) 대표가 일‘도’ 잘하는 비서 유은호의 매력에 푹 빠져 회사생활이 180도 달라졌다. 좋지 않았던 첫 만남 때문에 ‘혐관’으로 시작했지만, 대표와 비서로 실과 바늘처럼 다니다가 썸을 타더니 이제는 사내연애에 열을 올리게 됐다. 이들의 짜릿한 오피스 로맨스는 3회만에 시청률이 두 자릿수로 올라서는 등 뜨거운 화제성을 일으키고 있다.
일등 공신은 단연 치명적인 매력의 유은호다. 특출난 비주얼에 일만 잘하는 게 아니라 요리도 잘해서 때론 집밥도 차려주고, 연인이 잠들 때까지 책을 읽어주는 스윗가이 유은호. 무너질까 두려워 더 치열하게 일하는 강지윤을 밀착케어 해주고, 퇴근 후에는 더 다정한 목소리로 마음을 토닥여준다. 강지윤이 약해지는 순간에는 버팀목이 되어주고, 위기의 순간에는 방패가 되어준다. 비서로서 최고의 대처를 하고, 연인으로서 최고의 위로를 해주는 유은호. 완벽해도 너무 완벽한 유은호라 팬들 사이에서는 유은호의 '유'가 '유니콘'을 뜻하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다.
자연스럽게 ‘나의 완벽한 비서’라는 타이틀이 전혀 아깝지 않은 사기캐 유은호를 탄생시킨 배우 이준혁을 향한 관심도 치솟는다. 이준혁은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치며 극강의 몰입감을 일으키고 있다. 너무 부담스럽지도, 그렇다고 뭔가 부족하지도 않아서 딱 적당한, 그래서 더 완벽한 직장인 유은호를 그리는 동시에 귀엽고 발랄한 남친 감성과 농밀한 연인 감성을 오가는 남자 유은호를 흡인력 있게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무엇보다 2007년 데뷔 이래 처음으로 맡은 로맨스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이준혁은 현재 최고의 로맨스남으로 등극한 상황이다. 적잖은 팬들이 “그동안 왜 몰라봤지?” “왜 이제야 알게 됐지?” 하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수많은 드라마를 통해 수없이 눈도장을 찍은 그는 빼어난 얼굴 덕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지만, 출연작들의 인기에 필적하는 존재감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번 드라마에서의 폭발력은 그 파괴력이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조강지처클럽’(2008), ‘그들이 사는 세상’(2008), ‘스타의 연인’(2009), ‘시티홀’(2009), ‘수상한 삼형제’(2010), ‘시티헌터’(2011), ‘적도의 남자’(2012), ‘내 생애 봄날’(2014) 등 꾸준히 안방 히트작에 출연한 이준혁이 배우로서 제대로 빛을 보기 시작한 건 ‘비밀의 숲’(2017)의 서동재 검사 역부터였다. 비열하지만 인간적이기도 한 서동재를 맛깔나게 연기한 이준혁은 이후 ‘60일, 지정생존자’(2019)와 ‘비질란테’(2023) 등 제복과 잘 어울리는 캐릭터 또는 남성적이고 선 굵은 장르물 캐릭터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또한 ‘신과 함께-죄와 벌’(2017), ‘신과 함께-인과 연’(2018)에 이어 세 번째 천만 영화 출연작이 된 ‘범죄도시3’(2023)에서는 강렬한 빌런 주성철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뒤에 내놓은 국내 첫 장편 스핀오프 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2024)는 이준혁이 주연배우로서 진가를 가감 없이 발휘한 작품이 됐다.
연기력에 물이 오르고 상승 그래프가 가팔라진 이준혁은 이제 멜로 연기로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팬들에게는 이번 ‘나의 완벽한 비서’가 이준혁을 재발견하게 된 귀한 작품이 됐다. 수십 작품을 하며 차곡차곡 내공을 쌓은 이준혁은 어엿한 주연배우가 되어 팬들이 그에게 별명으로 붙여준 ‘밀키 바닐라 엔젤’이 진심 어울리는 로맨스남으로서의 매력을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이틀 후면 유은호를 떠나보내야 하지만, 더욱더 멋지게 돌아올 이준혁을 기대하면 이별이 아주 아쉽지만은 않다. 대세로 떠오른 이준혁의 차기작 소식이 벌써부터 들린다. 다음에는 팬들에게 어떤 놀라움을 또 안겨줄지 이준혁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