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묵, 2026년 '풀매수'하고픈 '신스틸러계' 신흥 강자

신윤재(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2.20 09:30

'언더커버 미쓰홍', '사랑을 처방해드립니다'서 미친존재감 발산

배우 김형묵은 KBS2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 tvN 토일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2026년 강력한 신스틸러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특히 '언더커버 미쓰홍'에서 간신배형 간부 오덕규 역과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에서 차세리의 남편 양동익 역을 맡아 빌런 역할을 소화하고 있으며, 뮤지컬 '캣츠', '틱틱붐', '남한산성' 등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김형묵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으로 1999년부터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2026년 연상호 감독의 영화 '군체'에서도 활약할 예정이다.
배우 김형묵, 사진제공=누아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형묵. 이름만 언급하면 사실 누군지 한 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얼굴을 보이고, 최근의 활약을 보여주면 서서히 머릿속에서 이름이 떠오른다. 지난해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중국 사신으로 출연해 먹방을 선보였던 이, 그게 아니라면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JYP(박진영)의 얼굴모사를 지독하게 해냈던 이.

역할로는 재간꾼인 그는 실로 더 큰 재능으로 각종 극 형태의 극은 모두 섭렵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 무대는 단지 TV, 영화에 그치지 않는다. 연극과 뮤지컬, 예능 등으로 퍼지고 있다. 이제 막 50대를 넘었지만, 그의 활력과 기세는 20대 그것을 무색하게 한다. 그야말로, 2026년 강력한 ‘신스틸러’의 자격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의 존재감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KBS2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에서 이철용 역을 맡더니, 임윤아와 이채민의 로맨스로 화제를 모았던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에 중국 사신 우곤 역으로 출연했다.

'언더커버 미쓰홍', 사진제공=tvN

올해는 아직 2월 중순이지만 필모그래피를 두 작품으로 늘렸다. 지금 방송 중인 tvN 토일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에서는 극 중 배경이 되는 한민증권의 상무 오덕규 역으로 출연하면서,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에서는 양지바른한의원의 원장 양동익을 연기한다.

이 네 작품에서 김형묵이 보여주는 이미지는 일관성 있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이철용은 극 중 잠깐 스쳐 가는 마광숙(엄지원)의 소개팅남인데, 부자인 줄 알고 나섰다가 빚이 많다는 광숙의 말에 동공이 흔들리더니 말을 둘러대고 도망친다. ‘폭군의 셰프’ 우곤은 청나라의 자존심을 내세워 사사건건 이헌(이채민)의 일에 어깃장을 놓더니 결국에는 자격도 안 되는 사신으로 혼비백산 도망친다.

올해 두 작품에서는 적어도 도망은 안 친다. ‘언더커버 미쓰홍’에서의 오덕규는 전형적인 간신배형 간부의 전형이다. 사주 강필범(이덕화)의 눈치를 보면서 요리조리 자신의 욕심을 통해 움직이지만, 정작 알맹이는 없다. 눈치는 빠르지만, 허세는 더 빠른 모습을 보인다.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에서는 주요배역을 맡았다. 무려 6명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극 중 차세리(소이현)의 남편으로 주인공 양현빈(박기웅)의 아빠로 분한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처세에 강하고, 기회주의적이면서 또한 눈치는 빠르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미워할 수 없는 빌런’의 역할이 많다. 이러한 역할이 반복되면 제풀에 지칠 리도 있겠지만, 소처럼 달리는 김형묵의 기세에서는 망설임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에서는 비열함을 번뜩이기도 한다.

'사랑을 처방해드립니다', 사진제공=KBS

원래 이 배우는 매체연기에서 그러한 방향으로 자신의 입지를 잡았다. 출세작으로 불리는 2019년 SBS ‘열혈사제’의 강석태는 비리검사의 전형이었으며, 이 이미지는 2022년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의 장일현 검사로 이어진다. 같은 해 tvN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의 임순만은 지방 관청인 향청의 간악한 우두머리였다.

이 사극에서의 이미지는 2024년 MBC ‘밤에 피는 꽃’ 호조판서 염흥집의 야심으로 승화했으며, 2023년 KBS2 ‘순정복서’에서도 딸에게 퍠만 끼치는 복서 아빠 이철용으로 변주됐다. 따지고 보면 이름을 알리면서부터 김형묵의 이름은 간악하거나 의뭉스럽고 웃긴 상황이 있어도 지질한 배역의 연속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극에서 연기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냅다 악역을 갖다 안기지 않는다. 인간사의 좀 더 날 것의 감정을 표현하는 악역은 지금까지 걸출한 연기력의 새 얼굴을 발굴해냈다. 김형묵은 어찌 보면 비호감일 수 있는 역할을 연달아 맡았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변주해낸 셈이다. 그러한 여정에서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의 양동익 역은 그 나름의 꼭짓점이었던 셈이다.

그가 1999년부터 투신해왔던 뮤지컬은 그의 또 다른 자아가 피어나는 전당이다. ‘캣츠’의 머케버티로 데뷔한 이후 ‘틱틱붐’의 마이클, ‘남한산성’의 김상헌, ‘사운드 오브 뮤직’의 게오르그 폰 트랍 대령, 최근의 ‘슈가’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그는 작품을 위해서는 여장과 분장을 마다하지 않으며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숨겨진 춤과 노래 실력도 뽐낸다.

자연스러운 입담과 연기력, 캐릭터 해석능력은 주변 사람들을 복사하듯 떠내는 능력으로 성대모사, 행동모사로 이어진다. 지금의 매체 환경에서 그 어디에 갖다 놓아도 제 몫을 해내는 만능 재주꾼인 셈이다. 그는 2026년 연상호 감독의 영화 ‘군체’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할 작정이다.

이러한 활약의 바닥에는 그의 철저한 관리와 비정하다 싶은 노력이 담겨있다. 이미 예능에서 공개됐다시피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정해진 시간 정해진 약을 먹고, 운동을 하는 자기관리의 화신이며 ‘폭군의 셰프’를 통해 고대 중국어를 말하는 사신 역을 갑작스레 맡았지만, 3주 안에 하루 15시간이 넘는 단련으로 현장을 놀라게 한 사례가 그 증거다.

'폭군의 셰프', 사진제공=tvN

그의 활약과 재주는 사실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각고의 노력과 처절한 각성 끝에 얻어진 과실이라 보는 편이 옳다. 그가 데뷔 후 26년이 넘는 시간, 조용했지만 큰 발자국을 내디딜 수 있었던 이유도 역시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연기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영화와 드라마 등 매체 연기, 연극과 뮤지컬 등 무대 연기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구현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임을 안다. 그런 의미에서 김형묵은 지금 시점 진정한 ‘저평가 우량주’에 가깝다. 지금 ‘천조전자’로 불리는 삼성전자가 처음부터 그런 가치였을까.

타고난 능력과 각고의 노력으로 지금을 다진 김형묵의 모습에서는 ‘풀매수’가 당긴다. 우리는 한 시대를 주름잡을 광대의 시대를 우리도 모르게 곁에 둔 것인지도 모른다.

신윤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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