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드라마 ‘클라이맥스’로 또다시 주목받고 있는 하지원이 최근 또 다른 모습으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JTBC 웹예능 ‘26학번 지원이요’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경희대 새내기로서의 일상이다.
지난달 경희대 조리&푸드디자인학과 26학번으로 입학한 하지원은 이번 예능에서 캠퍼스를 누비는 대학생 하지원의 순간순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클라이맥스’에서는 팜므파탈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는 데 반해 ‘26학번 지원이요’에서는 전혀 다른 결의 현실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며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하지원은 일명 ‘과잠’을 입어 보고 한껏 들뜬 기분을 표현하는가 하면, 자신보다 한참 어린 선배들에게 스스럼없이 밥을 사달라고 하면서 대학 생활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등의 모습으로 특유의 털털하고 순수한 면모를 알게 한다. 밴드부와 응원단 같은 동아리들을 찾아가 관심을 보이고 도전해 보면서 새내기라면 꿈꿀 만한 캠퍼스의 낭만도 즐기겠다는 진취적인 모습이다.
사실 하지원은 단국대 연극영화학과 97학번으로 이미 대학 졸업장이 있다. 다만, 영화와 드라마 등 연기 활동으로 너무 바빠서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 10년 만인 2007년에야 비로소 졸업가운을 입은 터라 이번에는 대학생으로서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해보겠다는 심산이다. 대학생으로서의 로망을 물으면 과거에는 해보지 못한 소개팅을 꼭 해보겠다고 거듭 밝히고 있고, 앞으로 과팅에 나서는 하지원이 예고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 하지원의 모습이 반짝반짝 빛나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미모의 덕을 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새내기가 된 설렘이 누구보다 투명하고 풋풋하다는 사실을 보는 즉시 느낄 수 있는 이유가 더 크다. 하지원의 봄은 여느 26학번의 봄과 다를 바 없는 핑크빛인 것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하지원의 지금을 더 부러운 마음으로 지켜보는지도 모른다. 많이들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이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곤 하는데, 하지원은 상상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실행으로 옮겨 현실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톱스타라는 하지원의 사회적 위치나 재정적 능력으로 보면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쉬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하면 훨씬 어려운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나이라는 잣대에 맞게 정해진 궤적을 그려야 한다고 믿고, 다름에는 유난히 인색한 대한민국의 사회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그렇다. 이제는 40대 하고도 후반인 하지원이 배우 커리어만으로도 고민이 깊을 수 있는 시점으로 보이는데, 대학생으로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서겠다고 결심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결연한 것도 아니다. 그저 새로 시작한다는 순수한 설렘으로 다가가는 하지원이어서 더욱 인상적이다. Gen-Z(젠지) 세대 동기나 선배들과 함께 어울리다가 불쑥 깨닫게 되는 나이차에 깜짝 놀라고 많이 쑥스러워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거리감이나 이질감을 느끼는 건 전혀 아니다. 어색한 상황이 닥치면 그 어색함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해맑은 웃음으로 자신을 인정한다. 잘 몰라도 한 발 더 다가서는 태도는 놀라운 친화력으로 돌변하고, 그의 화사한 미소는 사람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히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학생식당에서 식권 찍는 위치를 찾지 못해 기계 위 화면을 헤매는 모습이나 수강신청을 하기 앞서 홈페이지 로그인도 하지 않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빚어내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스스로를 내보이는데 거리낌이 없고, 하나하나 배워서 진짜 대학생활을 하려는 하지원이기에 더욱 응원의 마음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결국 ‘26학번 지원이요’는 하지원의 새로운 대학생활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톱스타로서의 익숙한 일상을 내려놓고 또 다른 시작을 하겠다는 하지원의 대단한 결심이자 큰 용기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동시에 자신의 삶을 대하는 하지원만의 태도를 엿보게 하며 특별한 여운을 준다.
배우로서의 커리어와는 또 다른 결의 시간 속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일상을 확장해가고 있는 하지원이다. 서툴지만 밝고 솔직하게 그 시간을 통과하는 하지원의 지금은 어떤 설명보다도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조성경(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