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남편을 거칠게 대하는 아내의 모습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우려를 표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는 고1 아들을 둔 결혼 16년 차 '동아줄 부부'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아내는 2023년 말 목욕탕에서 쓰러진 남편은 인지 장애와 언어 장애가 있지만, 병명을 3년째 알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자꾸 넘어지고 다리에 힘이 없어 풀린다. 손이 떨려서 숟가락, 젓가락질을 못 한다. 큰 병원에 가 봤는데 검사상 소견이 안 나오고 본인은 아프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아내는 주말엔 노인 돌봄 생활지원사로 일하고, 평일엔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남편 치료 탓에 현재 식당 일은 잠시 쉬고 있어 치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었다.
형편이 안 좋아지면서 집을 줄여 이사하게 됐고, 아내는 이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직접 짐을 옮기고 있었다. 지친 아내는 운전 중 왈칵 눈물을 쏟았고,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배고파 라면을 끓이려던 남편에게 "밥이 있는데 왜 배가 고프냐"며 "어떻게 하는 것도 없는데 배가 고프냐"고 타박했다. 남편이 발로 짐을 옮기는 모습엔 "짐승이냐. 손이 없냐"고 버럭했고, 건강 간식을 챙겨 먹는 남편에게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 남에게 민폐 끼치지 말고요"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아내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부모 병간호를 홀로 책임졌고,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엔 아픈 남편을 보살피게 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을 막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러면 안 되는데 그렇게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남편은 "운동한다고 낫는 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재활 운동이나 약 복용에 소홀했고, 아내의 말에도 제대로 대꾸하지 않았다. 묵묵부답인 남편에게 아내는 "내 선물도 안 사주고 16년간 생일도 안 챙겨주고"라고 서운함을 토로하다 결국 TV만 보는 남편의 귀를 잡아끌며 "나를 보라고!"라고 외쳤다. 이에 남편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자리를 피했지만, 아내는 남편 옷을 붙잡아 끌며 "대화하자"고 요구했다.
오은영 박사는 젓가락질할 때 손 떨림과 근육 경직, 느린 움직임 등을 이유로 "추후에 검사, 평가가 더 이뤄져야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파킨슨병이 맞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남편에게 짜증 내는 아내 모습에 대해서는 "아내가 오해받을까 봐 염려된다. 그 장면만 보면 환자 학대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내는 그렇게 표현하고 마음이 편하냐. 후련하냐"고 꼬집으며 "표현 방식은 바꿔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자상하게 남편을 챙긴다. 잘하다가 가끔 불쑥 튀어나온다. 밑에 있는 감정인 '미움'이 불쑥 올라온다. 그때 약간 빈정거리고 비아냥거린다. 이건 몇 년 전부터 아프셔서 힘들어서 그런 건 아니다. 오랜 시간 풀리지 않은 매듭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내는 가정폭력 피해자였다. 남편 폭행으로 눈썹이 찢어지는가 하면 손가락뼈와 골반뼈가 골절되기도 했다.
아들은 "술 마시면 다섯 번 중 세 번은 팼다"며 아버지의 가정 폭력을 폭로하며, 치료 의지가 없는 아빠에 대해 "엄마는 (아빠를) 버려도 된다"고 모진 말을 해 충격을 안겼다.
남편은 제작진이 철수한 뒤에도 아내 뺨을 때렸다. 대화 중 아들이 매몰차게 몰아가자 남편은 제대로 답변하지 않다가 "너 팬다"라며 결국 손을 올려 아들에게 제지당했다.
어린 시절 부모 이혼을 말렸던 아들은 "아빠 없이 자라면 욕 먹을까 봐 그냥 살라고 했는데 지금 보니까 그게 후회된다. 차라리 그때 이혼했으면 좀 더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라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정 폭력을 당하고도 사과받지 못한 아내가 아픈 남편을 보살펴야 하는 답답한 상황에 출연진은 모두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