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cm, 중국은 정부가 민다[특파원칼럼]

마지막 1cm, 중국은 정부가 민다[특파원칼럼]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6.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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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4회 상하이 국제 스마트팩토리 전시회'의 링커봇 부스에서 링커봇의 5지 로봇손이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피아노 연주를 하고있다./사진=안정준 특파원
지난 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4회 상하이 국제 스마트팩토리 전시회'의 링커봇 부스에서 링커봇의 5지 로봇손이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피아노 연주를 하고있다./사진=안정준 특파원

"이제 산업용 협동 로봇은 물론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까지 중국의 기술이 세계적으로 상당하단 건 기정 사실입니다"

지난 3일 중국 상하이 푸동 신국제박람센터에서 열린 '제24회 상하이 국제 스마트팩토리 전시회' 현장. 부산에 본사를 둔 한 특수강선 제조업체 관계자는 "특수강선 핸들링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기 위해 관련 장비를 보러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곳에서 한국 기업 관계자들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공장 자동화를 위한 로봇 관련 제품을 보러 왔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었다.

로봇 강국으로 거듭났다는 중국. 관련 산업을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뛰는 전시회 현장의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전시장은 사흘간 약 5만명의 기업 관계자와 바이어,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대표하는 유니트리 부스였다. 유니트리는 이벤트관을 꾸며 휴머노이드 로봇들의 킥복싱 경기를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인간의 격투를 방불케 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의 자연스런 움직임이 아니었다.

이 전시회의 핵심은 로봇이 아닌 공장의 완벽한 자동화를 향한 '스마트 팩토리'였지만 로봇 기업들의 부스가 전시장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었다. "현장에 투입된 로봇의 작업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하나요", "스마트폰과 센서를 통해 수집하는데 로봇마다 구조와 성능이 달라 추가적 학습과 조정을 합니다. 이게 저희 회사의 경쟁력입니다", "작업 불량률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모델 훈련과 현장 추적검증 방식인데 이미 패키지에 포함돼 있습니다", "가격은요?", "회의실로 가서 더 얘기하시죠" 등 대화가 쉴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이미 로봇은 중국 스마트 팩토리의 중추가 돼 있었다.

현재 로봇 기술의 '끝'인 휴머노이드 로봇도 대규모 현장 투입이 임박했단 점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이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킥복싱' 부스였다면 바이어들로 북적인 곳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의 부스였다. 로봇 손과 관절, 모터, 휴머노이드 로봇의 신경과 혈관 격인 특수 케이블 기업 부스에서 바이어들은 공통적으로 "생산 체계를 충분하게 갖췄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언제 물건을 받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항이었다.

거침없이 달려가는 듯 보이는 중국 로봇 산업 현장이었지만 관계자들은 조심스러웠다. 휴머노이드 로봇용 특수 케이블 제조사 저장삼과선람의 왕신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마라톤에선 10~20분 주행 후 냉각을 해야 하는 한계가 공통적으로 보였다"며 "방열 문제는 여전히 난제"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손 전문 개발 기업인 링커봇의 기술담당 관계자는 "아직 로봇의 손은 단추 잠그기 등의 작업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인간과 같은 손이 마지막 1cm를 돌파하기 위한 관문"이라고 말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휴머노이드 로봇의 본격적 현장 적용은 내년 이후"라고 했다.

현장에서의 조심스런 반응대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의 본격적 진군은 내년부터일까. 이번 전시회 직후 중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시 작업 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1만대급 보급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중앙 국유기업들에게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을 위한 실제 작업 현장 개방도 요구한단 계획도 내놨다. 정부가 나서 업계가 생각하는 기술적 난제를 현장에서 풀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마지막 1cm는 정부가 밀어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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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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