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사진 그냥 찍으면 안됩니다. 적어도 1만원 정도 내면 몰라도."(경기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 인근 모텔 관리인)
"날씨도 추운데 고생이 많으세요. 이거(목장갑)라도 끼고 취재하세요."(드림타운Ⅱ 입주민)
지난 12일 경기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사고 현장. 4명의 사망자와 126명의 부상자를 내고 356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화재사고의 현장 감식이 진행됐다. 이날 수사본부의 합동 현장감식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수십명의 취재진으로 인해 현장은 어수선했다.
합동감식을 위해 현장 출입은 제한됐지만 폴리스라인(경찰통제선) 너머로 화재로 소실된 건물 일부와 전소된 차량 등이 보였다. 최초 화재 발생 사흘이 지났지만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수사본부는 당초 예정됐던 오전 10시보다 1시간 늦은 11시부터 합동감식을 실시했다. 합동감식에는 소방본부, 전기안전공사, 가스안전공사 등의 감식인력 19명이 투입됐다. 합동감식은 최초 화재가 발생한 대봉그린아파트와 화재가 번졌던 드림타운Ⅱ, 인근 단독주택 등에서 이뤄졌다.
옷가지 등을 챙기기 위해 화재 현장을 찾은 드림타운Ⅱ 입주민들은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취재진의 질문에 응대하는 한편, 추운 날씨에 취재하는 기자들을 오히려 걱정해 줬다. 주민들은 관리인과 경찰의 신분확인 절차를 거쳐 건물내로 들어갔다.
임시 보호소에 있는 드림타운Ⅱ 한 입주민은 "불을 끄기 위해 뿌린 물로 집안이 물바다인데다 일부 집기들은 불에 탔다"면서도 "손이 시려 글쓰기 힘들 정도로 추운 날씨에 기자들도 고생이 많다"고 했다. 당장 살 곳을 잃었지만, 남을 먼저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대봉그린아파트 화재사고의 피해 현황은 정면보다 측면에서 관측해야 파악이 쉬웠다. 이를 취재하기 위해 인근의 고층 건물로 향했지만, 접근이 쉽지 않았다. 대봉그린아파트 인접 모텔 관리인은 취재를 위해 옥상을 이용하려면 대가를 치르라고 했다.
인근 단독주택 거주민들은 소방당국의 안이한 대처로 피해를 입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화재 피해를 입은 단독주택 거주민 임 모씨는 "불이 났을 때 소방관들에게 물을 뿌려달라고 했는데 처음에 무시하다 재차 요청하니 그제 서야 물을 뿌려줬지만, 이미 불이 옮겨붙은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감식을 통해 피해액을 계산한다고 하는데 어디에 뭐가 있었지 감식반이 어떻게 알겠냐"고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이같은 주민들의 불만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지만 진화작업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주민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덮어 놓고 불신하는 건 마음이 아프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