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해서 빚을 내 아파트를 샀는데 아무래도 부담이 커서 지난해 되팔려고 알아봤어요. 그런데 올들어 아파트값이 조금씩 오르길래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하고 매물을 다시 거둬들였죠.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을 보니 내년부터는 집 팔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아 다시 내놓으려고 합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김모씨)
정부가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지난 22일 관련 대책을 내놓자 매수자뿐 아니라 집주인과 세입자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이 고정금리·분할상환 위주로 개편되는 만큼 집주인들은 매도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 세입자들은 월세 전환 가속화로 인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H공인중개소 대표는 “내년부터 대출 규제가 까다로워지는데 그때부터 부동산시장이 침체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 전에 집을 팔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거둬들였던 집을 다시 내놔야 하냐며 집주인들에게 문의가 꽤 오고 있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대출 심사로 인해 기존 주택 매매 수요가 줄어들면 매수자 우위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W공인중개소 대표는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엄격해지면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기존 주택시장이 아니라 분양시장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냐”며 “때문에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수가 적어져 그동안 매도자 우위에서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입자들은 월세 가속화와 함께 월셋값 부담이 더욱 높아지는 게 아니냐며 걱정하는 눈치다. 정부는 통상 3~5년이었던 거치기간을 1년 이내로 줄여 분할상환 비중을 높였다. 5~10년간 이자만 갚고 원금은 나중에 갚는 거치식과 달리 원리금을 함께 갚아야 하는 분할상환의 경우 대출을 많이 받으면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미 저금리 기조로 인해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대출이자 거치기간이 줄어 월 상환 부담이 커지면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도 더욱 심화될 것이란 것이다.
송파구 잠실동 H공인중개소 대표는 "대출받아 월세를 놨던 집주인들 중 일부는 세를 받아 은행 이자를 갚기도 했는데 이제 원금 부담이 커지면 당연히 월세도 높아지지 않겠냐"며 "월세 살기가 부담스러워 매매 전환을 하고 싶어도 까다로운 대출 심사 때문에 집을 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